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에 맞춰 전환된 코로나19 진단 검사 체계 첫날, 선별진료소와 병·의원은 북새통을 이뤘다. 설 연휴 이동과 접촉이 늘어나며 검사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이날 동네 병·의원의 코로나 검사 역시 시작됐지만, 의료기관 명단이 제때 공개되지 않아 시민들이 혼란을 겪기도 했다.
3일부터 방역당국은 전파력은 강하나 중증화 위험은 낮은 오미크론 확산에 대응해 새로운 코로나 진단검사 체계를 시행했다.
전국 선별진료소에서는 60세 이상 등 고위험군만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을 수 있고, 그 외 검사 희망자는 신속항원검사를 받아야 한다. 코로나19 의심자는 전국 선별진료소와 임시선별검사소뿐 아니라 호흡기전담클리닉이나 동네 병·의원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받을 수 있다.
경기도내 선별진료소·병의원 북적
고위험군 제외 간이·신속항원 검사
이날 오전 10시께 찾은 동탄보건소에는 검사 대기 줄이 보건소를 빈틈없이 빙 둘러싸고 있었다. 신속항원검사는 오른쪽, PCR 검사는 왼쪽으로 줄을 섰다. 신속항원검사 줄이 끝없이 어어진데 비해 PCR검사 줄은 비교적 짧았다. 고령자, 밀접접촉자들은 문자 등 증빙자료를 보여주고 PCR 줄에 섰다.
부부가 함께 검사를 받으러 왔다는 김모(70)씨는 "명절 때 친척들을 많이 만나 선제적으로 검사를 받으러 왔다"며 "별다른 증상은 없으나 60세 이상이라 여기 서라더라"고 말했다. A(40)씨는 "명절에 만난 동생이 확진돼 초등학생 두 자녀, 남편과 함께 왔다"며 "밀접접촉자 문자를 보여주고 줄을 섰다"고 말했다.
선별진료소에서는 코로나 의심증상이 있어도 고위험군이 아니면 PCR 검사를 받을 수 없다. 일부 시민들은 신속항원검사의 정확도가 떨어진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모(26)씨는 "코로나 증상이 있어 PCR을 받고 싶었는데, 접촉자가 아니라 신속항원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3시간을 넘게 줄 서서 겨우 검사를 받았는데 PCR에 비해 정확도가 떨어져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날 질병청은 신속항원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더라도 감염이 의심된다고 생각할 경우 재검사를 받도록 권고했다.
병·의원도 코로나 검사를 받기 위해 찾아온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오후 2시께 찾은 용인의 한 의원은 앉을 자리도 없이 가득 차 밖에서 기다리는 시민들도 있었다. 코로나 관련 문의전화가 끊이지 않았다.
한 간호사는 "갑자기 발표가 나서 세세한 사항까지 모르겠다. 사람이 많아 검사를 받으려면 한 시간은 넘게 걸린다"고 안내했다. PCR 검사를 받으러 온 한 시민은 신속항원검사만 가능하다는 대답에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일부는 PCR검사 아니라 발길 돌려
검사 의료기관 공개 늦어져 혼란도
한편 정부는 이날 코로나 진단, 치료에 참여하는 의료기관 명단을 발표하겠다고 했으나 오전까지 명단이 공개되지 않아 혼선이 빚어졌다. 20대 김모씨는 "선별진료소는 줄이 길어 병원에 가보려 했는데 어느 병원에서 검사하는지 오전 내내 올라오지 않아 계속 기다렸다"고 했다.
이날 기준 전국 음압시설을 갖춘 호흡기전담클리닉 391곳과 동네 병·의원 208여곳이 참여하기로 했다. 이 중 경기도 내 호흡기전담클리닉은 104곳, 호흡기 진료 지정의료기관은 8곳이다. 정부는 대한의사협회에 코로나 진단 및 검사 참여를 지원한 병원을 순차적으로 추가해 1천여 곳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0시 기준 도내 신규 확진자는 6천557명으로 누적 27만7천252명이다. 전날(2일) 6천50명 보다 507명 늘었으며 이틀 연속 6천명대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발생한 신규 확진자는 도내 코로나 발생 이후 역대 최다치다.
/신현정·이자현기자 naturelee@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