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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종원 정치부 기자
지난 연휴 내내 대선후보들 간 토론 이야기가 무성했다. 연휴가 끝난 직후인 지난 3일에서야 이재명, 윤석열, 안철수, 심상정 후보 간 4자 토론이 성사됐으나 깊은 토론이 이뤄지기보다 서로의 패를 확인하는 정도의 ‘감시 전(戰)’에 불과했다는 시각이 많다.

지금처럼 대선후보들 간 토론이 화두였던 적이 10여 년 전에도 있었다. 2007년 17대 대선에서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 무소속 이회창 후보 간 3자 토론이 무산됐다. 당시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와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가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낸 것이 인용되면서였다. 얼마 전에도 이와 비슷하게 토론이 무산됐던 게 떠오른다. 이처럼 매 선거 때면 논쟁의 주제가 되는 게 토론이다.

후보들은 토론 자체가 아닌 성사 여부를 놓고 진흙탕 싸움을 벌인다. 이들 후보는 토론보다 토론이 갖는 정치적 유·불리에 관심이 많다. 토론장 안이 아닌 토론장 밖에서 싸움을 한다. 최근 어렵사리 성사된 4자 토론에서 일부가 ‘콘텐츠(메시지)’가 아닌 ‘후보(메신저)’ 흠집 내기로 바쁘지 않았나.

토론을 더 많이 해야 한다. 표심의 유·불리만 따지는 토론이나 정치공학적 도구로서의 토론이 아닌, 어떤 정책이 더 우월한지 따져보고 국민 공감대를 살 공론의 장을 마련하는 토론이 우리 선거에 참 절실하다. 선거법에서는 선거기간 동안 3회 이상 중앙선관위 주관으로 TV토론을 열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오죽하면 법으로 정했겠나.

지난 2일 이재명, 김동연 후보의 양자토론이 있었다. 가장 먼저 열린 대선후보 토론이었다. 재미는 없었다는 평이 많았으나 후보 당사자가 아닌 정책의 질을 따져보는 토론이었다. 양자가 좋냐, 다자가 좋냐는 게 아니다. 한 번의 토론은 빙산의 일각으로 그칠지 몰라도 열 번의 토론은 바다를 볼 수 있다.

/명종원 정치부 기자 ligh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