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나타난 경기도 아파트 '거래 절벽'이 새해에도 어김없이 이어졌다. 올 1월 경기도 아파트 거래량이 전년 대비 1할대로 추락했다. 사정이 이렇지만 이달 경기도에는 1만가구 이상이 분양을 앞두고 있어 지난해 하반기 이후 꾸준히 늘고 있는 미분양 문제(2월7일자 12면 보도=얼어붙은 부동산 경기에 '미분양 아파트' 늘어난다)가 심화되지 않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7일 경기부동산포털에 집계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도내 아파트 매매거래 계약건수는 2천238건. 경기부동산포털이 자료를 집계한 2006년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세계금융위기 속 거래량이 뚝 떨어졌던 2008년 11월(3천675건)이 기존 가장 적었던 계약건수였지만 이 기록을 바꾸게 됐다. → 표 참조
총 1만8천782건이 계약된 지난해 1월과 비교하면 올 1월 2천238건은 극명한 차이다. 1년 전 대비 무려 88%나 급감한 것이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2월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이 8천952건으로 전년 동월(4만4천640건) 대비 79.9% 감소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새해 들어 경기도 '거래 절벽'이 더 심해진 것이다.
1월 계약 2238건 '집계이후 최저'
이달 31건 불과… 14개 시군 0건
1만가구 분양 앞둬 '미분양 걱정'
지역을 보면 과천시에서는 지난달 단 1건의 거래도 없었다. 군포시는 지난해 1월 625건이 거래됐지만 올 1월엔 24건만 거래되는데 그쳤다. 96.2%가 줄어든 것이다. 광명, 동두천, 의왕시도 전년 동월 대비 95%가 줄었다.
아직 2월 초순이지만, 이달 거래 상황도 심상치 않다. 7일 현재 경기도내에서 이뤄진 아파트 매매거래는 31건에 그쳤다. 도내 14개 시·군은 단 1건의 거래조차 없었다. 지난해 2월 아파트 거래량이 1만5천356건이었다는 점을 미뤄보면 1월보다 더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2월 경기도에선 1만657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분양물량은 늘어가지만, 이같은 거래 절벽 상황이 분양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실장은 "분양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진 않고 있지만 매매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면 분양시장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도 아파트 거래절벽을 실감하고 있다. 경기지역 한 공인중개사는 "10년 넘게 일하면서 이렇게 매매 손님이 없던 적은 없다"며 "전세를 알아보는 신혼부부는 종종 찾는데, 이마저도 다른데를 알아보겠다고 간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윤혜경·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