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추진하는 지역주택조합 사업과 관련, 형사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무주택자 등 조합원을 모집한 뒤 535억원대 분양금을 받아 가로챈 일당에 대한 고소·고발 사건인데, 재판 일정이 자꾸 늦어지면서 피해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조합원들은 재판이 자꾸 늦어질 경우 피해만 더 커질 것이라는 절박한 입장이다.

피해자들은 ‘송도국제도시 아파트 분양 모집’이라고 쓰인 현수막을 보고 관심을 가졌다. 주택홍보관 방문자들은 해당 아파트가 지역주택조합 사업으로 건설되며, 이미 대형 건설사가 시공사로 예정돼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조합에 가입한 뒤 분담금을 내면 분양받는다는 내용이다. 주택조합원들은 ‘내 집 마련’이라는 꿈을 꾸던 무주택자들이다. 하지만 조합원들은 사기사건에 휘말리게 됐고, 사건 재판은 1년이 넘도록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지역주택조합은 무주택 자격을 가진 지역주민들이 스스로 조합을 만들어 용지를 매입하고 주택을 짓는 사업이다. 이런 사실과 조합 측 설명만 듣고 목돈을 분담금으로 낸 조합원들은 사기 사건 당사자가 됐다. 조합원을 모집한 뒤 세대당 수백만원대 분담금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6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2020년 8월 일인데, 아직 결과가 나오질 않아 피해자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이들은 2016년 4월부터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를 설립했다. 2020년 9월 첫 공판이 진행됐으나 기일 변경·연기 등으로 재판이 수차례 미뤄졌다. 가장 최근에 진행된 공판은 지난해 5월이었는데, 다음 재판은 4월에야 열린다. 거의 1년여 만에 열리게 되는 셈으로, 피해자들은 언제 판결이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호소한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는 얘기는 남의 세상일 뿐이다. 무주택자의 서러움을 탈피하겠다며 조합원이 됐지만 분양금만 날렸다. 피해자들은 피해 의식과 박탈감에 생업에도 전념할 수 없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재판결과가 나와야 민사 재판을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피해자들은 당장 급한데 판결이 늦어지면서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고 토로하고 있다. 여러 이유로 재판이 늦어질 수 있겠으나, 연루된 조합원이 많고 금액도 큰 만큼 조속한 재판이 이뤄져야 한다는 여론이다. 법원이 재판을 서둘러 조합원들 고통과 피해를 덜어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