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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현 사회교육부 기자
"전면등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대체 어떻게 수많은 아이들을 관리해야할지… 이대로라면 등교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될까 걱정입니다." 취재를 하며 만난 한 보건교사는 늘어난 방역 부담에 개학이 두렵다고 말했다. 다음 달 신학기부터 학교의 방역 책임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다음 달부터 각 학교는 위험도를 판단해 학사 운영 방식을 정하고, 자체적으로 밀접접촉자를 분류해 신속항원검사나 PCR검사를 실시한다.

1천명이 넘는 학생들을 관리해 온 보건교사들은 이제 동선 파악부터 밀접접촉자 분류까지 홀로 해내야 한다. 보건교사를 도와 온 일반 교사들도 학교업무에 방역업무까지 맡게 돼 부담이 커졌다. 보건교사 A씨는 "제가 매일 밀접접촉자가 돼 학교에도 가지 못하고 함께 격리해야 하는 아이에게 미안하다"며 한숨을 쉬었다.

아이들에겐 학교가 필요하다. 학교에서 아이들은 친구와의 접촉을 통해 단체생활의 규칙, 관계 맺는 법 등 어디에서도 배울 수 없는 것들을 배운다. 하지현 건국대 교수는 그의 책 '포스트 코로나, 아이들 마음부터 챙깁니다'에서 "물리적으로 확보된 공간에서 아이들은 모여서 놀고 공부하고 떠들고 또 혼도 나고 괴롭힘도 살짝 당하면서 경험을 쌓아 간다"고 설명했다.

수학여행, 점심시간, 북적북적한 등하굣길. 코로나19 한복판에 놓인 아이들에게는 당연했던 모든 기회가 사라졌다. 우리 어른들은 아이들의 일상을 되찾아줘야 할 책임이 있다. 아이들을 돌보는 교사들은 누구보다 이 사실을 잘 알 것이다. 그러나 지금 교사들은 말하고 있다. 늘어난 방역 책임에 아이들과 만나 즐거워야 할 개학이 두려워졌다고, 교육활동이 마비되진 않을까 걱정이라고. 학교는 방역기관이 아닌 교육기관이다. 교육부라면 '교육기관'으로서 학교가 제 역할을 다하도록 지원해줘야 한다.

/이자현 사회교육부 기자 naturel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