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지발가락이 휘어지는 병인 무지외반증은 일반적으로 여성들이 많이 겪는 질환이다. 그렇지만 중세시대에는 부유층일수록 무지외반증이 더 많이 나타났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중세시대 영국에서는 굽은 낮지만 앞부분이 길고 좁은 남성용 구두가 유행했다고 한다. 상류층 남성 사이에서 이런 신발을 신다 보니 무지외반증이 생긴 것이다. 이처럼 무지외반증은 평소 신는 신발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굽이 높거나 깔창을 끼운 신발을 오래 신으면 무게중심이 발바닥 전체가 아닌 발 앞쪽으로 쏠린다. 이는 발가락 변형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무지외반증은 남성환자보다 여성 환자가 4.5배 정도 많다. 그렇지만 2016년부터 2019년까지의 증가율을 보면 남성이 10%로 여성의 증가율보다 3배가 높았다.
많은 남성이 패션에 관심을 가지면서 키 높이 깔창이나 발 볼이 좁은 구두, 샌들 등 다양한 신발을 찾기 때문으로 보인다.
키높이 깔창·발볼 좁은 구두 사용 늘어
발바닥앞쪽 체중 쏠려 신체균형 틀어져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뼈와 관절을 이루는 발허리뼈(중족골)가 안쪽으로 벌어지면서 엄지발가락 뿌리 부분이 튀어나와 신발과 마찰을 일으켜 염증과 통증이 발생하게 되는 질환이다. 또한 엄지발가락뼈의 힘줄이 틀어지거나 관절낭이 늘어나 엄지발가락이 두 번째 발가락 쪽으로 심하게 휘는 증상이 나타난다.
엄지발가락 안쪽에 통증이 심해지면 걷거나 뛸 때 엄지발가락을 바닥에 딛지 않으려고 한다. 그렇게 되면 나머지 발가락과 발바닥 앞쪽 부위에 체중이 쏠리고, 굳은살이 생기면서 발 변형이 심해지게 된다.
똑바로 걷기가 어려워지면서 균형이 틀어지고 발목이나 무릎, 허리 등 다른 신체기관에 무리를 주어 척추관절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단순히 '발가락 하나'만 아픈 질환이 아닌 것이다.
엄지발가락 안쪽으로 살짝 돌출되고 간헐적 통증이 반복되는 초기에는 엄지발가락을 당겨주는 실리콘 재질의 보조기나 교정 깔창을 이용해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그렇지만 엄지발가락이 30도 이상 휘어졌고 통증이 심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다면 휜 발가락과 인대를 바로잡는 교정 절골술을 시행해야 한다.
무지외반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발을 압박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높은 굽, 좁은 볼 등을 피해 자신의 발에 맞는 신발을 신어야 한다. 직업상 어쩔 수 없이 불편한 신발을 신어야 한다면 중간중간 쉬는 시간에 편한 신발로 갈아 신고, 틈틈이 발가락과 다리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