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10시 수원시 조원동의 한 약국.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가 있는지 묻자 "있다"고 답한 약사는 다소 난처한 듯 미소를 지었다. "있긴 있는데 아침부터 손님들이 계속 찾아서…20개 들어왔는데 벌써 몇 개 안 남았어요. 전화도 계속 오는데." 대화를 나누는 새, 약국 안으로 들어온 시민 역시 자가검사키트를 찾았다.
같은 날 오전 10시30분께 인계동의 한 CU편의점에 자가검사키트를 살 수 있는지 문의하니, 키트를 1개씩 비닐로 일일이 소분한 상자를 내밀었다. 이날 아침, 이곳 편의점에 입고된 자가검사키트는 20개. 한 눈에 봐도 10개가 채 남아있지 않았다.
아침부터 전화·구매 발길 줄이어
판매 물량 적어 소비자들 한숨만
CU편의점 일대에는 3분 거리에 세븐일레븐과 GS25 등이 있었는데, 세븐일레븐에는 자가검사키트가 없었다.
업주는 "30개 이상을 요청했는데, 본사에서 아직 물량이 없다면서 보내줄 수 없다고 하더라. 벌써 20명 이상이 다녀갔다. 아침부터 자가검사키트만 찾는다"고 한숨을 쉬었다.
GS25에선 "오늘 아침엔 안 들어왔고, 어제 들어왔던 게 지금 딱 한 개 남았다"며 이전에 들여왔던 자가검사키트 세트를 내밀었다.
10분거리에 떨어진 미니스톱에선 "목요일(17일)쯤 들어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오늘은 없다"면서 고개를 내저었다.
오전11시 곳곳마다 '품절' 안내문
업주들 "언제·얼마나 들어올지…"
가격 제각각… 구매횟수 제약없어
약국, 편의점마다 몇 개 남아있지 않던 자가검사키트는 오전 11시부턴 가는 곳마다 '품절'이었다. 오전 11시에 찾은 인계동의 한 약국 문 앞엔 '자가검사키트 품절'이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오후 1시 이후 인계동 일대 약국 5곳을 다녀보니 2곳에서 자가검사키트를 구매할 수 있었다. "그나마 점심 때 입고돼서 지금 팔 수 있는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나머지 3곳은 품절 안내문을 내걸었다.
정부가 신속항원검사 방식 위주로 코로나19 검사 체제를 바꾸면서 자가검사키트가 품귀현상을 빚자, 방역당국은 키트의 온라인 판매를 금지하는 한편 약국·편의점에 한해 공급을 시작했다. 가격도 1개에 6천원으로 제한했다. 이같이 공급을 진행한 첫날, 자가검사키트 품귀현상은 여전했다.
공급물량과 시기, 판매가격도 제각각이었다. 이날 찾은 약국과 편의점에선 공통적으로 "언제, 얼마나 들어올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가격 역시 대체로 6천원이었지만, 1개당 6천500원이나 7천원꼴로 가격을 안내하는 곳도 있었다. 1인당 구매 가능 개수는 5개였지만, 소비자가 여러 차례 5개씩을 사들여도 제약은 없었다.
이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향후 며칠간은 판매처당 하루 평균 50여개를 공급하되, 공급이 원활해지면 기준 수량은 변경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