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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 올라온 경기도의원 갑질을 주장하는 게시글. 2022.2.12 /명종원기자 light@kyeongin.com

광교신청사로 이전하면서 개인사무실이 생긴 경기도의원 중 일부가, 도의회 직원들을 자신의 방으로 불러 '다과 심부름' 등을 시키고 있다는 폭로가 이어져 논란이다.

20일 경기도의회 등에 따르면 도의회는 지난달 광교 신청사로 이전해 오면서 142명 의원 전원에게 의원 개인 사무실을 제공했다.

기존 상임위 사무실을 나눠쓰던 때는 상임위 직원들이 손님 등이 찾아올 때 다과 등을 제공하는 게 관례였다.

하지만 별도의 집무 공간이 생김에 따라 의원 개별 지원이 사실상 불가능해져, 커피포트와 냉장고 등 가전제품과 함께 커피믹스 등 비품 등을 전 의원실에 일괄적으로 비치했다.

개별 의원을 만나기 위해 방문한 손님에게 직접 차 대접 등을 하라는 취지다. 해당 예산도 의원들을 통해 책정·배정됐다.

경기도의회 직원들 '폭로' 이어져
이전후 의원 전원 개인사무실 제공
개별지원 사실상 불가능 일괄 비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의원들은 여전히 직원들을 불러 커피를 타게 함은 물론, 과일을 깎게 하는 경우도 있었다는 게 내부 고발이다.

실제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는 최근 '의원갑질'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도의회 한 직원은 "광교 신청사에 의원실이 생긴 뒤 한 의원이 자신의 사무실로 올라와서 과일을 깎으라고 했다. 본인이 할 건 본인이 해야 하는데 개념이 없다"며 부당한 지시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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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 올라온 경기도의원 갑질을 주장하는 게시글. 2022.2.12 /명종원기자 light@kyeongin.com


따로 예산도… "개인 비서 아니다"
윤리특위 차원 자정안 마련에 나서


내부 직원들은 이 같은 일이 한 두 명의 일탈이 아니라고 말한다. A 상임위 직원은 "직원을 따로 불러 과일을 깎게 하는 일은 물론, 잔심부름을 시키는 경우가 많다. 의회 직원들이 개인비서가 아닌데, 아직도 이를 혼동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비판이 커지자, 도의회도 자정안 마련에 나섰다.

정대운(민·광명2) 윤리특별위원장은 "갑질 논란들이 우리 사회에 많이 나오고 있는 만큼 이번 일을 계기로 윤리위 차원에서 조만간 위원들을 소집해 앞으로 유사한 일이 생겼을 때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해 대책을 찾겠다"고 말했다.

/명종원기자 ligh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