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공인중개사들과 부동산 전문가들의 올해 집값 전망이 엇갈렸다. 전문가 10명 중 6명은 집값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반대로 일선 공인중개사 10명 중 6명은 하락한다고 내다봤다.
20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2022 KB 부동산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달 5일부터 11일까지 전국의 공인중개사 527명과 건설·시행·학계·금융 등 분야의 부동산 전문가 16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결과 내용을 담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개업소 중 63%는 집값이 떨어진다고 봤다. 수도권 중개사 54%, 비수도권 중개사 53%가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88%가 강한 상승을 예상한 점과 비교하면 크게 변화한 셈이다. 중개사들은 수도권 집값 가격 하락 전망의 근거로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매매 가격 부담 등을 내세웠다.
반면 부동산 전문가들은 64%가 올해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수도권 집값이 오른다고 본 전문가 비율은 74%에 달했다. 이들은 공급 물량 부족, 대선 이후 정책 변화, 정부 규제 강화에 따른 매물 감소 등을 근거로 들었다.
전세시장에 대해서도 전망이 다소 엇갈렸다. 중개사들은 상승(51%)과 하락(49%) 전망을 비슷하게 내놨다. '상승한다'고 내다본 중개사들은 전세 물량 감소와 전세 수요 증가를 상승의 이유로 꼽았고, '하락한다'고 전망한 중개사들은 시장 안정과 전세자금 대출 규제 등을 이유로 거론했다.
전문가들은 76%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세 가격 상승세가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임대차법으로 전세물량이 감소했고 주택담보대출 규제 등으로 전세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에 전세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연구소는 또 올해 부동산 시장이 '버블 붕괴'보다는 '완만한 조정'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주택이라는 자산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높아 과거 세계 금융 위기 때와 같은 집값 급락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이다. 그러면서도 지표보다 체감 경기는 나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연구소는 "2010~2013년 경기도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평균 7%도 채 하락하지 않았지만 지역에 따라 15~20% 이상 급락한 지역도 있었다"며 "공급 물량이 본격적으로 확대되기 전까지는 선호 지역에서 매물이 나오지 않아 현재 가격에서 보합세를 보이되, 비선호 지역에서는 다주택자 매물이 더 많이 나오면서 가격이 다소 하락하는 형태로 전체적인 주택 매매 가격 조정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