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동안 인천시를 들썩이게 했던 현안은 무엇이었을까.
시민들이 인천시에 불편을 개선해달라거나 정책을 요구하는 '민원'들을 뜯어봤더니 지난해엔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노선 반영 요구 등 교통 민원이 두드러졌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시작된 2020년은 단연 '코로나19'와 관련한 각종 민원이 가장 많았고, 2019년은 '붉은 수돗물'이 이슈였다.
인천시가 지난해 시민소통실을 통해 받은 민원 365건을 분야별로 분석해 보면 보건·복지 분야와 도시 분야가 각각 22%로 가장 많고 교통 분야 19%, 일반 민원 14%, 문화·관광·체육 분야와 환경 분야 각각 7% 순으로 나타났다.
시민소통실이 2019년(853건)과 2020년(367건) 접수한 민원과 비교하면 교통 분야가 2019년 7%, 2020년 6%에서 지난해 19%로 비중이 커져 눈에 띈다.
교통분야 1년새 6→19% 비중 커져
보건·복지 민원은 38→22%로 감소
정부가 지난해 6월 확정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과 관련해 GTX-D Y자(검단 방면과 청라·영종 방면) 노선 등 철도계획 반영 요구 민원이 많았다는 게 인천시 설명이다.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 노상 주차장 폐지에 대한 민원도 많았다.
2020년 민원은 보건·복지 분야가 38%로 가장 많았는데,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지난해 보건·복지 분야 민원은 22%로 전년보다 16%p 낮아졌다. 인천시는 코로나19에 대한 시민들의 대응력이 높아진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2019년은 상수도 분야 민원이 44%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2019년 5월 인천 서구 일대에서 수돗물에 물때와 침적물이 섞여 나와 피해가 발생한 '붉은 수돗물 사태' 때문이다. 그해 지역별 민원도 서구가 38%로 가장 많았다.
당시 인천시는 행정력 대부분을 '붉은 수돗물 사태'에 집중적으로 투입할 정도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으며, 수돗물 품질을 대대적으로 개선해 지난해 식품안전경영시스템(ISO 22000) 국제 인증을 취득하기도 했다. 2019년 44%에 달했던 상수도 민원은 2020년과 지난해 거의 없었다.
2019년 상수도 민원 44% '압도적'
2020년·작년 관련 불만 거의 없어
2019년 환경 분야 민원이 13%로 다른 해보다 많았는데, 서구 청라자원순환센터(소각장) 현대화 사업 검토에 대한 지역 주민 반발이 있었다. 인천시와 서구는 지난해 2월 기존 청라자원순환센터를 폐쇄하고 새로운 장소에 친환경 자원순환센터 건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시민소통실 민원 가운데 도시 분야가 2019년 16%, 2020년 17%, 지난해 22%로 꾸준히 제기됐다. 이 기간 수도권 집값이 상승 추세를 탔던 영향으로 분석된다.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천 지역에서 움츠러들었던 도시정비사업이나 택지개발사업이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고, 그 여파로 사업 절차의 문제나 보상 관련 민원이 다수 접수됐다.
이밖에 인천시 자체매립지인 옹진군 영흥면 인천에코랜드 조성 반대, 사회적 거리두기 폐지, 내 집 앞 변압기 철거 요청, 재난지원금 지급, 대출 심사 통과 지원 등 다양한 민원이 나왔다.
인천시 시민소통실은 인천시가 각종 민원에 대해 시민과 직접 소통하며, 해당 부서를 빠르게 연결하는 등 가능한 대안을 찾는다는 취지로 2018년부터 운영한 민원 창구다.
인천시 관계자는 "코로나19 유행에도 불구하고 방문 민원 비율이 늘었다"며 "온라인 시민청원, 집회 등 민원이 집단화하면서 관련 부서와의 사전 조율이나 절차를 상담하는 방문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