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가 17만명을 넘어서는 등 폭증세를 보이면서 방역 최일선을 담당하고 있는 보건소 업무에 과부하가 걸리고 있다. 일선 보건소별로 보면 직원 한 명 당 재택치료 중인 환자 50여명씩 담당하고 있어 사실상 업무 마비 상태이다. 선별진료소 의료진들도 과부하를 호소하고 있다. 검사체계가 전환되면서 PCR 검사량은 줄었지만, 신속항원검사를 받으러 온 대기자 수가 급증하면서 업무량은 오히려 늘어났기 때문이다.

최근 재택치료 환자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재택치료중인 환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는가 하면, 지난 18일에는 코로나19 응급환자 관리팀에서 근무하던 경기도 기흥보건소 직원이 과로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태도 발생했다. 새로운 방역체계에서 보건소는 재택치료자 관리와 응급환자 병상 배정 등 코로나19 전반에 관련된 행정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최근 재택치료자가 50만명을 넘어서면서 보건소 대응역량이 이미 임계치에 다다른 것이다. 오미크론 변이는 델타 변이에 비해 중증화율과 치명률은 낮지만 전파력은 매우 높은 특성을 보이고 있다. 현시점에서 방역행정 오미크론 변이 특성에 부합하는 대응체계로의 전환에 성패가 달려있다.

현재와 같은 증가 추세라면 일주일 후 재택치료자가 100만명을 넘어설 수도 있다. 정부는 6천500명의 인력을 확충하였고 이후 중앙부처 공무원도 추가로 일선 방역현장에 배치할 예정임을 밝혔지만 보건소만으로 감당할 수 없다. 보건소로 몰려있는 코로나19 관련 행정업무를 의료기관으로 나누어 담당하는 대응체계를 신속히 구축해야 한다. 보건소 업무마비 사태는 보건소와 동네 병의원의 업무 분담에 기초한 새로운 방역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빚어진 것이다.

정부는 중증환자 관리를 맡고 무증상 경증환자는 병의원이 분담하는 대응체계이다. 보건소는 중증환자 고위험군의 사망 방지를 위한 응급 의료 대응 및 환자 이송 업무에 집중하고, 일반관리군의 재택치료와 확진자 관리는 일반 의료기관이 주로 담당하는 민관협력 방역 의료 관리체계를 조기에 안착시켜야 한다. 재택치료 지원과 격리 해제 등을 안내 지원하는 재택관리지원 상담센터를 전국 230여 곳에서 운영하고 있는데 확진자 증가에 대비하여 충분한 예비 인력을 배치해 두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