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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민철 인천본사 사회교육부 기자
친동생이 최근 새 차를 뽑았다. 출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최신식 시스템은 다 갖췄다. 차량 외형도 근사했지만,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어라운드 뷰'였다. 어라운드 뷰는 자동차 사방에 설치된 카메라가 보낸 영상신호를 1개의 화면으로 합성해 보여주는 기술이다. 약 15년 전 나온 이 기술은 당시 고급 자동차 모델에만 탑재됐지만 최근 들어 점점 대중화되고 있다.

이 기술로 자동차 운전자는 차 주위 모습을 명확히 볼 수 있게 됐다. 자동차에 생기는 사각지대가 없어진 것이다. 어라운드 뷰의 탄생은 사이드미러와 백미러만으로 사방을 살피며 주행·주차하던 시대의 종말을 알렸다. 안전을 향한 갈망이 현대 기술과 어우러져 만들어 낸 멋진 보호 장치인 셈이다.

안전과 기술이 만나 사각지대를 없애는 시대에도, 여전히 안전 사각지대가 빤히 보이는 곳이 존재한다.

최근 인천컨테이너터미널(ICT)에서 한 노동자가 사망했다. 그는 ICT에서 일하면서도 ICT의 안전보호조치 테두리 밖에 있었다. 항만 업계의 복잡한 근로계약관계가 안전보호조치 테두리 밖의 사각지대로 밀어낸 것이다. 이러한 와중에도 항만과 항운 업계는 책임 소재를 떠넘기기 급급하다. 올해 8월 시행을 앞둔 '항만안전특별법'에 자신들에게 부담이 조금이라도 덜 가는 방향으로 시행령·시행규칙이 만들어지도록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ICT에서 비극을 맞은 그는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한 가정의 가장이었다. 누구에게는 소중한 남편이자, 아들이었으며 직장동료이자, 친구였을 게다. 이들은 하루아침에 소중한 사람을 잃었다. 항만용 어라운드 뷰가 있었다면 그의 운명은 달라졌을지 모른다. 안전 사각지대를 꿰뚫어 볼 어라운드 뷰의 탄생을 위해 항만업에 몸담은 이들이 발 벗고 나서야 할 시점이다.

/변민철 인천본사 사회교육부 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