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선 사전선거에서 선관위의 무능과 관리부실, 공정성 논란이 빚어졌다. 지난 5일 오후 실시한 코로나 19 확진자들 대상 투표 과정에서다. 일부 투표소에선 관리부실에 항의하는 유권자들이 투표를 포기했다. 특정 후보자에 기표된 투표용지가 발견됐다며 항의하는 유권자도 있었다. 중앙선관위는 국민에 송구하다는 입장을 냈으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한목소리로 중앙선관위의 관리부실을 비판하면서 철저한 대책을 요구했다.

선거를 앞두고 중앙선관위는 코로나 확진 유권자의 참정권 보장을 위해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투표장 곳곳에서 부실 선거관리 논란이 제기됐다. 투표장에 나온 코로나 확진 유권자들은 일반 유권자들과 뒤섞여 강풍이 부는 추위 속에 최장 3시간까지 기다려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서울 은평구 신사1동 투표소에서는 40대 유권자가 자신의 투표용지를 담을 봉투 속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기표한 투표용지를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함께 있던 유권자들은 항의를 하다 투표를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섰고, 투표보조원은 모른다고 발뺌했다.

투표지를 투표함에 전달하는 방법도 투표소마다 달라 공정관리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일반 봉투, 쇼핑백, 골판지 상자, 플라스틱 바구니, 우체국 박스에 속이 보이는 투명 비닐 봉투도 발견됐다고 한다. 일부 유권자는 '왜 내 투표지를 직접 투표함에 넣을 수 없느냐'며 '이런 방식으로 어떻게 공정한 관리를 보장할 수 있느냐'고 반발했다. 중앙선관위는 관리부실에 항의하려 방문한 국민의힘 관계자들을 돌려보낸 다음날 국민에 송구하다고 했다.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하며 조속히 대책을 마련한다면서도 부정선거는 없었다고 했다. 유권자들이 투표를 포기해야 하는 원인을 제공하고서도 책임을 피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선관위는 확진 유권자들이 한꺼번에 몰려 혼선을 빚었으나 공정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한다. 확진자 급증에 따라 충분히 예상됐던 사안을 두고 엉뚱한 소리를 한다. 2년 전 치러진 4·15 총선 이후 불공정 논란이 여전하다. 이 와중에 사전투표 과정에서 선관위가 사과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야당은 물론 일부 유권자들은 무능함에 더해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본 선거일에도 불미스런 일이 재현된다면 대선 불복종으로 이어질지 모른다. 선관위의 자성과 공정한 선거관리를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