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초 도장 속 모양은 '卜'자가 아닌 원형(○)이었다고 한다. 투표용지를 반으로 접었을 때 반대쪽에 묻어 무효표가 발생해 1992년 원형(○)에 사람 인(人)자를 더한 형태로 바뀌었다. 그러나 이 문양은 좌·우 구분이 명확히 되지 않는 데다, 'ㅅ(시옷)'과 비슷해 일부 후보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1994년부터는 최종적으로 점 복(卜)자가 삽입돼 현재까지 이어졌다.
그냥 가볍게 지나칠 수 있는 문양이지만 나름 깊은 뜻도 있다. '卜'의 사전적 의미는 '점(占)', '점치다(占--)' 등으로, 투표 도장에는 '새로운 당선자를 점치다'라는 뜻과 더불어 '생각하다', '다시 한 번 되짚는다'는 의미가 담겼다.
지난 주말, 역대 최고의 사전투표율이 나올 정도로 많은 유권자가 투표 도장을 찍었다. 각 당은 높은 투표율을 두고 가지각색의 해석을 내놓고 있지만 제20대 대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보여주는 수치임은 분명하지 않을까 싶다.
선거관리위원회의 부실한 준비는 비판받을 만했다. 유권자들의 투표용지를 택배 상자, 소쿠리, 급기야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담았다는 것은 표의 가치를 깊이 생각해보지 않은 선관위의 안일한 대응이었다. 겉으로는 그저 종이 한 장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표 한 장에는 우리의 미래가 달렸다.
한 표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면 무려 수천만원에 달한다고 한다. 나의 한 표가 당락을 결정짓는다고 생각하면 한 표의 가치는 그 이상이다. 선관위도 유권자도 모두 이 사실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드디어 다가온 본 투표. 사전투표 열기가 본 투표에서도 이어지길. 선관위도 사전투표 때의 혼란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해 주길 바란다.
/유진주 인천본사 경제산업부 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