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장 재직 당시 제3자를 통해 수억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국민의힘 정찬민(용인 갑) 의원이 보석으로 풀려난다.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황인성)는 8일 정 의원의 보석을 허가했다. 재판부는 보증금 1억원을 납입하고 사건 관계인에게 접근하거나 위해를 가하지 않는 등 조건으로 정 의원을 석방한다.
정 의원 측은 지난달 10일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다며 재판부에 보석을 청구했다.
보석심문에서 정 의원 측 변호인은 "정 의원은 현역 국회의원으로 성실히 일해 왔기에 도피 우려가 없으며 법원에서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이 있다"고 의견을 냈다. 이어 "현재 코로나로 인해 피고인 접견이 안 돼 방어권 행사에 너무 큰 어려움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도 "현재 약을 복용 중"이라며 "밤잠을 못 이루고 있으며 폐가 불편하고 코피가 멈추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재판부 "증거 인멸 우려 적어…
피고인 방어권 등 보장 필요성"
재판부가 보석을 허가해 정 의원은 5개월 여만에 석방된다. 재판부는 "검찰 측 증인에 대한 신문이 완료돼 증거 인멸 우려가 적어졌고 피고인의 방어권 등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보석 허가 사유를 밝혔다.
앞서 정 의원은 용인시장으로 재직했던 2016년부터 2017년 용인시 보라동 주택개발사업 부지 인허가 편의를 봐준 대신 4억원 상당 뇌물을 제3자를 통해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한편, 관계기관 협의를 무시한 채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사업 계획을 승인해준 용인시 전 공무원 A씨도 코로나19 확진으로 지난 4일 일시 석방됐다. A씨에 대한 구속 집행 정지를 신청이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A씨는 오는 24일까지 구속 집행이 정지된다. 이와 별개로 A씨 측은 코로나19로 인한 변호인 접견 어려움, 건강 악화 등을 이유로 재판부에 보석을 신청한 상태다.
/황성규·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