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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호 인천본사 경제산업부장
물가 고공 행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정부의 평가 지표가 방역이었다면 앞으로 출범할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물가를 잡는 일이 돼야 한다.

물가 상승의 가장 큰 문제는 그 피해가 모든 계층에 고루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소득층일수록 상대적인 물가상승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인데, 이를 상쇄할 수 있는 정부 대책이 시급하다.

통계청의 2월 소비자물가 동향 발표를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5.3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3.2%) 9년8개월 만에 3%대로 올라선 뒤 11월(3.8%), 12월(3.7%), 올해 1월(3.6%)에 이어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3%대를 보였다. 물가가 다섯 달 이상 3%대 상승률을 보인 것은 2010년 9월부터 2012년 2월까지 18개월 연속 3%대 이상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약 10년 만이다. 

 

상품 중에는 휘발유(16.5%), 경유(21.0%), 자동차용 LPG(23.8%)가 일제히 상승하면서 석유류(19.4%)가 많이 올랐다. 석유류 상승 폭은 전월(16.4%)보다 확대됐다. 빵(8.5%) 등 가공식품도 5.4% 올랐다. 석유류와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은 5.2% 상승해 전월(4.2%)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작년 동기比 3.7% 상승
식료품 올라 취약계층 경제적 부담 더 가중


문제는 이런 물가 상승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 취약계층에 더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코로나19 이후 소득계층별 물가 상승률 차이' 연구 보고서를 보면 코로나19 이후 소득계층별 소비자물가 추이를 산출한 결과, 저소득층일수록 상대적 물가상승률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원은 소득계층별 소비지출 구성의 차이를 통해 각각의 물가가중치를 산출하고, 소비물가의 항목별 물가지수를 대입해 소득계층별 소비자물가지수를 추정했다.

그 결과 2020년 1월 대비 2021년 9월 상승률은 소득이 가장 낮은 1분위(하위 20%)가 3.60%, 2분위(20~40%) 3.26%, 3분위(40~60%) 3.09%, 4분위(60~80%) 2.88%, 5분위(상위 20%)는 2.66%로 나타났다. 하위 20%인 1분위와 상위 20%인 5분위 간 차이는 0.94%포인트나 됐다. 코로나19 이후 저소득층에 가중치가 높은 식료품·비주류음료의 높은 물가 상승에 따라 저소득층이 체감하는 물가가 계속해서 높게 나타나고 있다는 게 보험연구원의 분석이다.

우크라 사태 국제유가 급등 연료비 직격탄
새정부 물가 안정책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유가가 치솟으면서 연료비 지출이 많은 저소득층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1분위 가구가 지출한 연료비는 월평균 8만7천706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8천49원(10.1%) 올랐다. 1분위의 가계 소득 대비 연료비 지출 비중은 8.3%로 전체 각 평균(3.9%)의 두 배를 넘는다. 반면 5분위의 경우 소득 대비 연료비 비중은 2.8%에 그쳤다.

결국 저소득층에게 충격이 더 큰 물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지만 현재까지 정부는 이를 위한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정부는 인플레이션(물가수준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현상)의 원인이 될 수 있는 확장 재정을 이어가면서 물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여기에는 대선과 맞물린 정치권의 영향도 컸다.

앞으로 출범할 정부는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주는 물가를 안정시키는 정책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추진해야 한다. 포퓰리즘 정책은 결국 국민들에게 독이 돼 돌아온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김명호 인천본사 경제산업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