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지역 주민과 20년간 갈등을 빚던 배다리 관통도로 '숭인지하차도' 건설사업을 시작했다.
인천시는 15일 중구 율목동과 동구 금곡동에서 '숭인지하차도 및 연결도로 건설 공사' 착공식을 가졌다. 숭인지하차도는 배다리 관통도로라 불린 중구 신흥동~동구 송현동 간 2.92㎞ 길이 도로의 전체 4개 구간 중 마지막 남은 1개 구간(725m)이다.
인천시는 연수구~중구~동구~서구를 잇는 남북 도로망을 확보하고자 1999년 배다리 관통도로 실시계획 인가를 고시한 후 2001년 공사를 시작했다. 인천시는 2011년까지 1천616억원을 투입해 3개 구간 공사를 마쳤지만, 숭인지하차도 구간은 지역 단절과 주거 환경 저해 등을 우려한 지역 주민의 반대로 착공하지 못했다.
2001년 시작 남은 3구간 마쳤지만
지역 단절·환경 저해 우려 주민반대
20년간 답보한 배다리 관통도로 건설사업은 인천 지역 민·관 갈등의 상징이었다. 인천시는 숭인지하차도 건설사업 착공을 민선 7기 시정부의 대표적 민·관 협치 사례로 꼽고 있다. 민선 7기 들어 주민대책위원회 협의, 동별 주민간담회 등을 통해 40여 차례 주민을 만나 대화를 나누며 해법을 찾았다는 게 인천시 설명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주민들이 제기하는 문제점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와 근본적인 해법을 제시하면서 합리적 공존 방식을 모색하는 숙의 과정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2019년 8월 동구 지역 주민 대표와, 올해 1월에는 중구 지역 주민 대표와 각각 민·관 상생 협약을 체결하고 숭인지하차도 착공을 성사했다.
숭인지하차도를 포함한 배다리 관통도로 전체 구간은 2025년 말 전면 개통될 예정이다.
민선 7기 숙의 거쳐 민·관 상생 협약
상부공간 공원·커뮤니티센터 건립
인천시가 지역 주민과 합의해 숭인지하차도 상부 구간에 문화공원과 복합커뮤니티센터를 건립하는 사업도 본격화했다. 인천시는 지난달 17일 숭인지하차도 상부 공간 6천621㎡의 도시계획시설을 '공원'으로 변경하고, 공원 조성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날 착공식에 참석한 박남춘 인천시장은 "20년 넘도록 방치돼 있던 중구와 동구를 잇는 도로 공사를 민선 7기에서만큼은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주민들에게 약속했기에 이번 착공식이 정말 남다르다"며 "숭인지하차도는 인천의 남북을 이어내며 지역 균형 발전에 도움을 줄 것이고, 상부 공간은 주민들이 직접 의견을 낸 공원·문화공간·주차장 등으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