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와 관련해 다소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발표한 가운데 소상공인들은 확진자 폭증을 걱정하면서도 영업시간이 늘어나지 않은 데 아쉬움을 드러냈다. 새 거리두기 조치가 매출 증진에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사적모임 가능 인원을 기존 6인에서 8인으로 늘리는 대신 영업제한 시간은 지금처럼 밤 11시로 유지하는, 다소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지난 18일 발표했다. 새 조치는 21일부터 적용된다. 하루 신규 확진자가 60만명 이상으로까지 치솟는 등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센 와중에도 거리두기 조치를 소폭이나마 완화한 것은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이 겪는 고통을 덜고 국민들의 불편을 덜기 위해서라는 게 정부측 설명이다.

정부 소폭 완화된 거리두기안 발표에
"인원 늘리는 것보다 시간 연장해야"

그러나 정작 소상공인들도 새 거리두기 조치를 그닥 반기지 않는 모습이다. 큰 의미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소상공인들은 확진자가 급속도로 증가한 점이 영업에 악영향을 줄까 노심초사하면서도, 거리두기 조치가 큰 변화 없이 유지되는 데 대해선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2년간 영업 제한 조치를 견뎌왔지만 상황이 전혀 개선되지 않은 데 대해서도 답답함을 토로했다.

수원 매탄동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한모(63) 씨는 "저번에 신규 확진자가 60만명 넘게 나올 때는 가게 문을 닫아야 하나 걱정했다"면서도 "코로나19가 정점에 도달하고 있으니 영업에 제한을 두는 것은 이해하지만, 2년간 이 악물고 희생했는데 나아지는 건 없고 결과는 이러니 답답할 뿐"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치킨집을 운영하는 이모(38) 씨도 "최근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보니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오미크론 변이는 심각성이 생각보다 낮은 것 같아 지금처럼 거리두기 조치를 유지하는 게 의미가 없는 것 같다. 소상공인들에겐 이번처럼 사적모임 인원을 늘리는 것보다는 영업시간을 연장하는 게 더 효율적인데 그 점도 아쉽다"고 말했다.

노래연습장, 헌팅포차 등 고위험시설로 지정된 곳은 새 거리두기 조치에 다소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수원 우만동에서 노래연습장을 운영하는 김모(67)씨는 "코로나19로 가장 피해를 본 업소가 바로 노래방이다. 노래방은 밤 9~10시 이후부터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해서 인원을 늘리는 건 별 효과가 없는데 영업시간 제한이 풀리지 않는다"며 "2년 동안 매출이 10분의1로 떨어졌고 손님이 아예 없는 날도 허다하다. 밀린 월세만 2천만원이다. 코로나로 죽나, 굶어 죽나 매한가지"라고 울분을 토했다. 

/서승택기자 taxi22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