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아파트에 시선이 쏠렸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경기도 주택시장에선 전용면적 85㎡를 초과한 중대형 아파트가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넓은 면적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가운데 최근 몇 년간 중소형 위주의 공급이 확대되며 중대형의 희소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부터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둔화된 와중에도 일부 중대형 아파트는 가격이 오히려 오르는 추세다.

20일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올들어 경기도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아파트 단지는 지난 9일 기준 성남 정자동 파크뷰, 백현동 판교푸르지오그랑블, 수원 원천동 광교중흥S클래스 순이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 이들 아파트 단지에선 공통적으로 소형 면적보다는 대형 면적 거래가 활발했다.

정자동 파크뷰의 경우, 전용 84㎡부터 244㎡까지 면적이 다양한데 올 2월 거래된 주택은 전용 162.86㎡, 244.52㎡였다. 특히 전용 244.52㎡는 2017년 9월 30억7천만원에 거래된 이후 매매가 끊기다시피 했다가 지난달 48억원에 팔리면서 경기도 아파트를 통틀어 가장 비싸게 거래됐다.

전용 162.86㎡는 29억원에 팔렸다. 도내 전반적으로 지난해 11월 이후 아파트값 상승세가 둔화되기 시작했지만, 이곳 전용 162.86㎡는 지난해 11월 대비 지난 2월 오히려 5천만원이 올랐다. 


정자동 파크뷰 244.52㎡ 48억 '최고'
162.86㎡ 작년 11월대비 5천만원↑


백현동 판교푸르지오그랑블도 전용 97㎡부터 265㎡까지 다양한 면적이 있지만, 올해 거래는 전용 139.72㎡와 117.51㎡에 몰렸다. 각각 39억1천만원, 32억5천만원에 매매됐다. 전용 84㎡~163㎡가 분포돼있는 광교중흥S클래스도 전용 129.41㎡, 109.52㎡가 올해 거래 전부다.

1월엔 129.41㎡가 29억2천만원, 2월엔 109.52㎡가 23억5천만원에 실거래됐다. 지난해에는 전용 84㎡ 거래가 많았던 점과 사뭇 다른 양상이다.

중대형 면적의 거래가 두드러진 이유는 희소성 때문으로 분석된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에 공급된 16만3천102가구 중 전용 85㎡가 넘는 비율은 9.1%에 그쳤다.

아파트 공급 10건 중 9건 이상이 전용 85㎡ 미만이었다는 얘기다. 지난해 천정부지로 치솟은 집값에 중소형 면적을 찾는 수요자가 많아지면서 건설사들도 이에 부응해 주로 작은 면적을 공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규제 강화에, 코로나19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올들어 분위기가 다소 달라졌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똘똘한 한 채 선호와 높은 희소성, 코로나19 이후 쾌적한 주거환경을 원하는 수요자가 늘면서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