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여전히 행복하지 않다. 유엔산하 기구가 발표한 2022 세계 행복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은 세계 146개국 중 59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GDP 3만달러를 넘어섰고 교역규모로 보아서도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임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행복 체감지수는 턱없이 낮아서 OECD 37개국 중 매년 최하위권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가는 경제강국인데 국민은 여전히 불행한 현상을 해결해야 한다.

행복지수는 1인당 국민소득, 건강기대수명, 사회적 지원, 삶의 선택 자유, 관용, 부정부패에 대한 인식 등의 항목에 대한 3년치의 자료를 분석해 산출한다. 한국은 지표상으로 보면 생활 수준을 상징하는 국내총생산(GDP)과 건강기대수명 항목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사회적 지지(Social Support) 등의 항목에서는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 사회의 공동체 의식이나 도덕성, 포용성 측면의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국사회는 높은 노인 빈곤율, 세계 최저의 출산율, 최장시간 노동 등 세계 최고의 자살률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인구 10만명당 28.6명의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는데 세계 183개국 중 4위로 높다. 그런데 전체 자살 원인 중 25%는 경제적 빈곤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불행의 구조적 요인은 경제적 불평등과 사회적 고립감이다. 2021년 기준 1인 가구도 전체 가구의 40%를 넘어섰다.

사회분야의 삶의 질과 관련된 지표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은 문제점들이 구조적이고 근본적이기 때문이다. 사회적 지원에 관한 질문은 자신이 곤경에 처했을 때 기댈 친구나 친척이 있느냐는 것이다. 기댈 친구나 친척이 없다. 한국인 특유의 가족주의와 지역과 학연 등의 연고주의가 사회적 집단주의로 이어져 사회갈등을 격화시키고 연고주의가 개인적 고립감과 상실감을 높이는 간접적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인 행복지수는 2016년 58위, 2017년 56위, 2018년 57위, 2019년 54위를 기록했다. 경제성장과 재정 확충이 이뤄지고 있지만 국민행복지수는 제자리 걸음이다. 불평등 수준이 해마다 높아지고 있으며 청년들의 만성실업도 대부분 미봉책이다. 새 정부는 양극화 해소를 제1국정 과제로 삼아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조세개혁이 필수적이다. 지방정부도 세심한 복지사업으로 소외된 이웃을 보살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