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3001001191700058411.jpg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 정박해 있는 연안여객선들. /경인일보 DB

 

인천교통공사가 민간에서 손을 뗀 연안여객선 항로의 운송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근거를 담은 인천시 조례 개정안(3월15일자 3면 보도=인천교통공사, 연안여객선 몰 수 있나… 조례 발의에 '찬반 분분')이 인천시의회 소관 상임위원회 심사에서 보류됐다. 다만 이번 조례 개정안 발의로 인천시의 여객선 공적 운영 논의가 공론화하면서 구체적 정책으로 다시 추진할 계기가 마련됐다.

인천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는 지난 25일 제278회 임시회 회의에서 백종빈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인천교통공사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안' 심사를 논의 끝에 보류했다. 이 개정안은 인천교통공사가 수행하는 사업에 '연안여객선 운송 사업'을 신설하는 내용이다.

인천교통공사는 현재 철도와 여객자동차 등 육상교통 사업만 하고 있다.

인천 대부분 섬의 유일한 교통수단인 연안여객선이 해양수산부의 준공영제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민간 선사가 적자 운영 등을 이유로 운항을 포기하는 일이 있다.

이 같은 경우 인천 섬 지역 일일생활권이 붕괴하므로 섬 주민의 이동권을 보장하고 해상교통 편의를 증진하기 위해 인천시 차원의 공적 운영이 필요하다는 게 조례안 제안 취지다. 


민간 운항 포기땐 섬 생활권 붕괴
市 "법률상 사업범위에 포함 안돼"
건교위원장 "공청회 등 거쳐 재논의"


조례안 심사는 보류됐으나 논의 과정에서 시의회 건교위 소속 의원들뿐 아니라 인천시 관련 부서 간에도 격론이 오갔다.

안병배 의원은 "인천시민이라면 똑같은 교통복지를 누려야 한다. 인천시가 중앙정부에만 매달리지 말고, 부서 간 폭탄 돌리기 식으로 미루지 말고, 어디서든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이어 "섬 주민들 고충을 생각하면 (여객선 공적 운영을) 당장 하자는 것도 아니고 근거를 마련하고자 하는 것으로, 여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며 조례 개정에 찬성 의견을 냈다.

인천시 전상배 섬발전지원과장도 "민간 선사에서 섬 교통을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면 공적 운영이 필요하다"며 "이와 관련한 안전장치로 인천교통공사가 준비했다가 개입할 수 있는 조항으로 삼았으면 한다"고 했다.

반면 인천시 조성표 건설교통국장은 "지방공기업법 제2조 제1항 지방공기업이 할 수 있는 사업 범위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 외 경상경비 50% 이상을 경상수입으로 충당할 수 있는 사업을 할 수 있지만 이에 대한 규명 없이 조례 개정을 추진하는 것은 절차상 흠결이 있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고존수 시의회 건교위원장도 "조례안이 시의회에 올라오기 전 토론이나 공청회, 예산 부분까지 다 포함해서 무르익은 다음 논의해야 하는 게 맞고 본다"고 했다.

이번 개정안 심사가 건교위에서 보류되면서 6월1일 지방선거 일정상 제8대 인천시의회에선 더 논의되지 않을 전망이다.

이날 건교위에선 인천교통공사가 직접 맡는 방안, 인천시가 위탁을 맡기는 방안, 해상운송 전문기관을 설립하는 방안 등이 제시되기도 했다. 인천시의 연안여객선 공적 운영 추진은 민선 8기 인천시 집행부와 제9대 인천시의회로 공이 넘어간 셈이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