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가 무산됐다. 쌍용차는 28일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25일까지 납입해야 할 인수잔금 2천743억원을 예치하지 않아 인수·합병 투자계약을 해제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10일 인수·합병 본계약을 체결한 지 석달도 안돼 쌍용차 정상화의 희망이 물거품이 된 것이다.
지난해 10월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자 매출 897억원의 새우가 매출 2조9천억원대의 고래를 삼키는 격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에 참여한 사모펀드들이 탈퇴하거나 투자를 거부해 인수 자금이 말라버렸다. 급해진 에디슨모터스는 산업은행 대출을 요청하고, 쌍용차 평택공장 부지 택지개발 계획 등을 밝혔다. 하지만 채권단과 쌍용차 임직원의 신뢰를 상실한 채 305억원의 계약금을 떼이고 물러서야 할 처지가 됐다.
에디슨모터스는 과욕의 대가를 치른 셈이지만, 쌍용차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다. 재매각 의지를 밝혔지만 인수자를 찾기 힘든 실정이다. 최악의 경우 기업 청산 가능성마저 거론되는 실정이다. 1999년 워크아웃 대상기업으로 지정된 이후 20년 이상 악착같이 모면해 왔던 악몽이다. 중국과 인도 기업으로 인수되면서 기술 및 국부 유출의 비난을 받던 것도 모자라 이젠 중소벤처와 사모펀드의 사냥감으로 전락한 끝에 마주한 현실은 냉혹하다.
쌍용차에 남은 일말의 희망은 산업은행의 공적자금 투입뿐이다. 정부 입장에서도 쌍용차와 협력사 직원 및 가족, 지역경제 수혜자 등 수십만명의 피해를 감안하면 청산을 방치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경인일보를 비롯한 지역 언론이 쌍용차 정상화를 적극 지지 후원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쌍용차 임직원은 임금을 제대로 못받고, 협력사들은 4천억~5천억원의 납품대금을 못받고 있다.
그러나 에디슨모터스 인수 불발 기사에 대한 댓글들을 보면 그동안 쌍용차 회생을 지지했던 여론이 싸늘해졌다. 특히 공적자금 투입에 거부감을 보이는 댓글이 많다. 이는 쌍용차 회생을 위한 임직원의 노력이 부족하다고 느낀 탓으로 보인다. 쌍용차 임직원이 과감한 혁신과 자기희생을 감수할 각오를 행동으로 보여주지 않는 한 공적 자금 투입의 명분을 만들어낼 수 없다. 산업은행도 대표 채권자로서 오랜 세월 동안 기업 구조조정에 실패한 책임이 있다. 쌍용차 회생을 위한 구조조정을 주도하기 바란다.
[사설] 매각 무산된 쌍용차를 응시하는 싸늘한 시선
입력 2022-03-28 20:00
수정 2022-03-29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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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2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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