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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달부터 3개월간 유류세 인하 폭을 30%로 확대하기로 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2022.4.5 /연합뉴스

유류세 20% 인하 조치가 무색하게 기름값이 치솟자, 정부가 다음 달부터 7월까지 3개월간 유류세 인하 폭을 30%로 확대하기로 했다. 유류세를 법정 한도인 30%까지 인하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특히 경유 가격이 많이 오른 점을 감안, 대중교통·물류 업계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영업용 화물차와 버스 등에는 유가 연동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석유류 가격 지난달 30%대 상승… 경유 37.9% 올라
대중교통 업계 등 부담 완화 위해 경유 유가 연동 보조금


5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경기도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ℓ당 1천997원이다. 지난달 15일에는 평균 가격이 2천16원까지 뛰었지만, 이후 2천원대를 밑돌고 있다. 지난해 10월 휘발유 가격이 1천700원대까지 오르자 유류세를 20% 인하했었는데,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효과가 무색해졌다. 휘발유 뿐 아니라 경유 가격 역시 ℓ당 평균 1천920원까지 올랐다. 수원지역의 한 주유소는 2천200원을 바라보는 실정이다. 지난해 4월 경유 가격이 1천300원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1년새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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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역대 최대 폭의 유류세 인하를 결정해 휘발유 가격이 최대 4%가량 내려갈 전망이다. 유류세 인하로 보조금이 줄어드는 화물차 운전자들에게는 추가로 보조금이 지급된다. 정부는 5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오는 5월 1일부터 3개월간 유류세를 30% 인하하기로 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2022.4.5 /연합뉴스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서도 지난달 석유류 가격이 31.2% 올랐다. 석유류 가격 상승률이 30%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1월(35.5%) 이후 처음이다. 경유가 37.9% 상승했고, 휘발유도 27.4% 올랐다.

앞서 정부는 과거 유류세를 7%, 10%, 15% 인하했었고 이달 말까지 20% 인하 조치를 적용하는데, 법정 한도인 30%까지 인하하는 것은 처음이다. 역대 최대 규모다. 유류세를 30% 인하하면 ℓ당 10㎞의 연비로 하루 40㎞ 주행하는 운전자는 휘발유 기준 월 3만원의 유류비를 절감할 수 있다. 20% 인하 때보다 부담이 1만원 더 줄어든다.

여기에 경유 가격이 크게 오른 점을 고려해 영업용 화물차, 버스, 연안 화물선 등에 대해 정부가 경유 유가연동 보조금을 3개월간 한시적으로 지급한다. 기준가격(ℓ당 1천850원) 이상 상승분의 50%를 정부가 지원하는 방식으로, 최대 지원한도는 ℓ당 183.21원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발표하면서 "고유가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의 체감 유류 비용을 낮추기 위해 신속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