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인천 남동구 빌라 3층에서 40대 주민이 여자 집주인에게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2명은 범인을 제압하지 않고 사건현장을 벗어났다. 40대 피해자 남편이 급히 집 안으로 들어가 범인을 제압했다. 잠시 후 뒤따라 들어온 경찰은 범인을 수갑 채워 연행했다. 당시 경찰이 머뭇거리는 사이 피해자가 중상을 입게 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찰 출동부터 연행까지 과정은 폐쇄회로 영상(CCTV)에 고스란히 남았다. 사회적 비판 여론이 높았고, 해당 경찰관들은 직위해제에 이어 해임됐다.
사건 발생 5개월 만에 당시 사건현장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피해자 가족에 의해 공개됐다. 이 영상에 따르면 출동한 경찰이 사건현장에 도착해 범행을 목격하고 아래층으로 뛰어 내려갔다. 반면 피해자 남편은 비명을 듣고 급하게 올라가는 장면이 포착됐다. 빌라 밖으로 나온 두 경찰은 출입문 앞에서 서성이다 다시 실내로 진입해 범인을 연행해 밖으로 나왔다. 피해자 측은 "경찰이 무엇을 했는지 밝혀야 한다"며 범죄 대응이 지체되는 사이 피해가 커졌다고 주장했다. 피해자는 현재 의식을 되찾았으나 사람을 구분하지 못하는 등 인지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고 피해자 가족은 전했다.
피해자 측은 경찰이 고의로 증거를 없앴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순경이 착용했던 보디캠 영상을 삭제한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경찰 자체 감찰을 받고 난 시점이었다고 한다. 이 영상을 복원하면 경찰이 범인을 연행하기 전 무슨 행동을 했는지 밝힐 수 있는데, 불리하게 작용할 것을 우려해 삭제했다는 게 피해자 측 주장이다. 경찰이 자체 감찰단계에서 순경이 보디캠을 착용한 사실을 알고 있었으나 영상을 제출받거나 압수하지 않음으로써 삭제할 시간을 벌어줬다는 의문도 제기됐다.
두 경찰관은 직위해제에 불복해 소청을 제기했으나 기각됐고, 해임되자 다시 소송을 제기해 진행 중이다. 피해자 가족은 사건을 축소하려는 경찰 조직의 무성의한 태도에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참담함을 느낀다며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출동한 경찰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담겨 논란이 일고 있다. 피해 가족은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경찰이 새롭게 탄생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경찰은 왜 피해자들이 뒤늦게 기자회견을 자청해 영상을 공개하게 됐는지 곰곰이 생각해보기 바란다.
[사설] 경찰 출동 영상 공개한 인천 피해자 가족의 울분
입력 2022-04-06 19:58
수정 2022-04-06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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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0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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