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전국에서 꿀벌 약 78억 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추정됐다.
정부는 이번 꿀벌 폐사 피해로 벌꿀 공급·수분 등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면서도 피해 양봉농가에는 최대 1천만원의 융자를 지원하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월동 중인 꿀벌 중 약 39만 봉군(약 78억마리)이 폐사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7일 밝혔다. 평년 기준 255만 봉군이 사육됨을 고려하면 전체의 약 15%가 폐사한 셈이다. 다만 현재 꿀벌 사육마릿수는 240만 봉군으로 추정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이번 꿀벌 폐사가 벌꿀 수급이나 작물 꽃가루받이(수분) 피해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봉군당 평균 벌꿀 생산량이 5.5㎏ 수준으로 생산능력인 13.7㎏ 대비 크게 적기 때문에 일부 피해를 입은 봉군의 벌꿀 생산은 인근에 위치한 다른 봉군들이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작물의 꽃가루받이 측면에서도 큰 영향은 없을 전망이다. 벼, 밀, 보리, 콩과 같은 주요 곡물과 복숭아·포도는 곤충없이 자가 수정이 가능하고, 사과·배도 꽃가루 분사기를 통해 인공수정한다는 이유에서다. 꿀벌이 필요한 토마토·수박·멜론 등 시설원예 분야는 일부 타격이 있을 수 있다.
다만 올해 꿀벌 사육마릿수는 240만 봉군으로 추정됨에 따라 ㏊당 꿀벌 마릿수는 45.6봉군으로 평년의 46.8봉군 대비 2.6% 하락에 그쳐 이마저도 미미할 가능성이 높다.
농식품부는 피해를 입은 양봉농가에 최대 1천만원 이내의 농축산경영자금을 연 2.5% 고정금리로 융자 지원키로 했다.아울러 지자체 자체추진 사업을 통해 벌 구입자금도 지원한다.
또 원인 규명과 재발방지 대책도 구상한다. 박범수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4월부터 매월 현장을 점검하고, 이상 징후도 조기에 파악하겠다. 원인을 면밀히 분석해 재발 방지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농촌진흥청은 지난달 13일 꿀벌 폐사 원인은 지난해 발생한 꿀벌응애류, 말벌류에 의한 폐사와 이상기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발표했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