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행 이후 전담병원 지정으로 수술실을 폐쇄했던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이 도내 공공병원 최초로 외과 수술을 재개했다.
세계 보건의 날(4월7일)을 하루 앞둔 6일 오전 10시. 수원병원 2층 수술실 2번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50대 여성이 들어갔다.
이 여성의 맹장(충수)염 수술은 복강경절제술로 채 한 시간도 걸리지 않았지만, 김민수 수원병원 외과 과장을 비롯한 의료진들의 수고로움은 미확진 환자 수술과 비견할 수 없었다.
수술 전 환자 동선에 보호자 및 수술과 관계 없는 의료진의 출입을 통제한 뒤 수술 전후 2시간 이상 소독 등 방역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확진 판정' 환자 동선 통제에 신경
최소한의 인력 수술전후 할 일 많아
의료진 안면보호구·덧신 등 착용해
박선숙 수원병원 수술실 수간호사는 "전날(5일) 경기도 병상배정팀 요청을 받고 복통 환자를 입원시킨 뒤 수술을 준비했다"며 "필요한 최소한의 인력을 투입해 수술을 해야 하고 전후로 할 일이 많지만, 최상의 공공의료를 실현하는 데 앞장설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수술실은 4중 문을 지나야 다다른다. 외부 복도와 연결되는 첫 번째 문과 의료진이 보호복과 마스크, 안면보호구, 겉장갑, 덧신 등을 착용하고 업무를 보는 공간을 분리하는 두 번째 문을 지나도 제한구역 표식이 붙은 문이 또 있다. 이 문을 지나야 비로소 환자가 눕는 수술대가 있는 수술실에 들어갈 수 있다.
코로나19 전담병원 지정 이후 만 2년 만의 외과 수술이었다. 김 과장과 함께 수술실을 안혜정, 이진선, 김민준, 옥광호 등 의료진 4명이 지켰다.
감염 우려 대학병원 대기시간 길어져
코로나 전담병원 지정 2년만에 '메스'
대학병원이나 상급 종합병원이 코로나19 확진 환자에 대한 외과·정형외과 등 수술을 하고 있지만, 미확진 환자와 동선이 겹치면 감염 우려가 있다는 점 때문에 제때 수술을 받지 못해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일이 잦았다.
이를 해소하고자 코로나19 전담병원인 수원병원은 도내 공공병원 최초로 외과 수술을 개시했다. 6일 첫 사례를 시작으로 일일 1~3건씩 의뢰가 들어오는 상황이다.
김민수 외과 과장은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에도 수십만명씩 나오고 있어 더는 수술실 운영을 늦출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감염병 확진자 치료 전문병원으로서 충수염 수술이나 정형외과 봉합 수술 등 복잡하지 않은 수술은 우리 병원에서 재개해 경기 도민 환자들의 건강을 지키고 싶다"고 전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