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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레저부장
한국프로야구(KBO리그)가 올해로 40세가 됐다. 이달 초 개막한 올해 프로야구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는 31%를 기록했다. 10년 전이었던 30주년을 정점으로 해마다 떨어진 수치를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기관인 한국갤럽은 매해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전국의 18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국내 프로야구 관심도'를 조사하고 있다. 올해 수치는 9년 전인 2013년 44%에 비해 13%p 떨어진 수치다. 20대인 MZ세대의 관심도가 특히 더 떨어졌다. 2013년 MZ세대의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도는 전체 성인과 같은 44%였지만, 올해 관심도는 18%에 그쳤다.

지난 2일 전국 5개 경기장에서 일제히 치러진 올해 프로야구 개막전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입장 관중 수를 제한했던 지난 두 시즌과 달리 100% 관중을 받았다. 그러나 개막전에서 2만 관중을 넘긴 구장이 없는 가운데 5경기에서 총 6만6천889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개막전 때는 3개 구장이 만원 관중을 기록했고 5개 구장 모두 2만명을 넘었다. 상징성이 큰 개막전은 포스트 시즌 경기, 어린이날 경기와 함께 '완판'하기 좋은 이벤트이다.  


올해 국민 관심도 9년전 비해 '13%p 하락'
개막전 코로나 영향 2만 관중 넘긴 곳 없어


그러나 개막전이 흥행에 실패하며 중년을 맞은 우리 프로야구가 위기에 처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만원 관중은 한 번도 없었던 가운데 지난 12일 키움 히어로즈와 NC 다이노스가 경기를 치른 고척스카이돔의 관중은 774명으로 집계됐다. 키움이 넥센 시기인 2016년부터 홈구장으로 사용한 이래 가장 적은 일일 관중수다. 1천명이 채 되지 않는 관중 수는 프로야구가 맞는지 다시 한번 확인하게 만든다. 같은 날 1위 SSG 랜더스와 2위 LG 트윈스의 대결로 눈길을 끈 잠실구장 또한 관심도에 비해 적은 6천28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올해 프로야구는 흥행 호재가 넘친다. 스타 플레이어의 부재로 고민이 깊었던 KBO리그에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던 김광현, 양현종이 돌아왔다. MLB에서 정상급 활약을 펼친 추신수는 지난해 KBO리그 복귀 후 적응을 마쳤으며, 2년 차 시즌을 맞이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어느 해보다 바쁘게 진행된 스토브리그를 통해 팀의 간판급 선수들이 팀을 옮겼다. 나성범과 박병호, 박해민, 손아섭, 박건우 등이 팀을 옮기면서 관심을 끌었다. 또한 SSG의 윤태현을 비롯해 김도영, 문동주 등 슈퍼 루키들이 입단해 소속팀과 리그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됐다. 류현진의 전 소속팀(LA 다저스) 동료로 국내 야구팬들에게 친숙한 야시엘 푸이그 또한 키움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데뷔했다.

관심 끄는 호재들 야구팬들만의 이슈일 뿐
MZ세대 시선 끌만한 맞춤형 이벤트 등 필요


그러나 올해 개막 이후 일련의 상황들은 리그를 냉철하게 돌아보게 만든다. 시즌 전 관심을 끈 호재들은 야구팬들만의 이슈일 수 있다는 점을 일깨우고 있다. 이 같은 위기 속에 최초의 야구인 출신으로 KBO 총재가 된 허구연의 어깨가 무겁다. 허구연 총재는 지난달 취임식에서 "9회말 1사 만루에서 등판한 구원투수"라고 자신의 처지를 빗댔다.

긴 호흡의 경기를 좋아하지 않는 MZ세대의 시선을 끌 맞춤형 이벤트를 펴야 하며, 야구 실력과 함께 팬들을 대하는 선수들의 자세를 끌어 올리고, 간혹 터지는 일부 선수들의 일탈도 막아야 한다. 이 모든 것을 허 총재를 비롯해 모든 프로야구계의 관계자들이 해내야 한다. 국내 프로스포츠의 맏형격인 프로야구가 선도적으로 이끌어야 한다. 이러한 요소들이 모인다면 멀어진 팬들의 관심을 돌릴 수 있으며 예전의 인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2022년 프로야구는 인기 절정기의 과거 프로야구와 여타 프로 종목들에 더해 뉴미디어와도 경쟁해야 한다. 예년과 차별화된 올해 프로야구의 행보가 궁금하다.

/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레저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