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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8주기이자 국민안전의 날을 이틀 앞둔 14일 오전 안산시 경기해양안전체험관에서 신현정 기자가 안전체험 활동을 하고 있다. 2022.4.14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선박이 침몰 중입니다.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가판대로 이동해 퇴선 준비를 해주세요."

14일 오전 안산 경기해양안전체험관(이하 체험관) 내 선박 기울기 체험. 파도에 흔들리던 배에 비상벨이 울렸다. 배가 침몰 중이라는 안내 방송이 나오고 벽에 달려있던 선박용 경사계 화살표가 좌우로 빠르게 흔들렸다. 배는 서서히 기울기 시작했고 몸은 배가 기운 쪽으로 쏠렸다. 선박용 경사계 화살표는 '30'을 가리켰다. 반대쪽 손잡이를 잡으려 발을 떼기도 쉽지 않았다.


"침몰 중" 안내 방송 후 경사계 화살표 흔들려… 손잡이 잡기도 어려워
스펀지 이용 식수 확보… "어릴 때부터 해양사고 대응 능력 키워줘야"


8년 전 세월호는 어땠을까. 세월호는 기자가 경험한 것보다 심한 45도 이상까지 기울었다.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 속 커튼만 보더라도 선체가 심각하게 기울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퇴선이 시급한 상황이었지만, 안내방송은 '현재 위치에서 대기 해달라'는 말만 반복했다. 그렇게 안산 단원고 학생을 비롯해 승객 304명이 돌아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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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8주기이자 국민안전의 날을 이틀 앞둔 14일 오전 안산시 경기해양안전체험관에서 신현정 기자가 안전체험 활동을 하고 있다. 2022.4.14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세월호 참사 8주기'를 이틀 앞두고 찾은 체험관은 세월호특별법에 따라 국가사업(국비 300억원·도비 100억원)으로 지난해 개관했다. 전국 최초 해양특성화 안전체험관(연면적 9천833㎡)으로, 안산시 방아머리 공원에 있다.


"구명뗏목과 함께 생존을 위한 물품이 들어있는데, 이중 '스펀지'는 왜 필요할까요?" 안전핀을 제거하고 T자 모양의 손잡이를 세게 두 세 번 당기면 'LIFE RAFT'가 적힌 하얀 통이 바다에 떨어지며 '구명뗏목'이 펼쳐진다. 그 안에는 응급 의료구와 잭나이프, 멀미약 등 생존 물품도 함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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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8주기이자 국민안전의 날을 이틀 앞둔 14일 오전 안산시 경기해양안전체험관에서 신현정 기자가 안전체험 활동을 하고 있다. 2022.4.14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그중 스펀지는 장기간 바다에 표류하며 물이 떨어졌을 때 구명뗏목에 맺힌 수증기를 빨아들여 식수로 대신한다. 이처럼 실제 해양사고가 발생했을 때 구명뗏목 사용·탑승법, 침몰하는 선박에서 탈출하는 법, 이안류 탈출법 등을 실제 물속에서 체험해볼 수 있다.

 

조완열 관장은 "세월호에도 구명뗏목이 있었겠지만, 상당수 여객선은 거의 사용할 일이 없다고 생각하는지 승객들이 이용할 수 없도록 해놓기도 한다"며 "선박 어디에 구명뗏목이 있는지,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아야 실제 해양사고가 발생했을 때 제대로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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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시 대부공원에 위치한 경기해양안전체험관. /신현정 기자 god@kyeongin.com

체험관은 세월호 참사와 같은 해양사고의 재발을 막자는 취지로 건립됐다. 지난해 6월까지 5천793명이 대면·비대면 체험을 했는데, 코로나 19 상황 등으로 어려움이 컸다. 특히 도내 이 같은 체험관을 현장체험 등으로 활용하는 학교가 적은 상황이다. 현재까지 안산·화성 등 도내 시·군 6곳의 14개 학교(2천221명)만 체험관을 찾았다.

 

조 관장은 "안산 대부도에 체험관이 있어 학생들은 주로 주말에 가족과 함께 체험관을 찾는다. 어릴 때부터 해양안전사고 대응 능력을 키워줘야 하는 만큼, 현장체험이나 생존 수영 등 체험관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