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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물류창고 신축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10일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2.1.10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소방관 3명이 순직한 '평택 물류창고 화재사고'는 각종 불법과 안전관리 소홀이 빚은 인재(人災)였다는 점이 경찰 수사 결과(4월4일 인터넷 보도='소방관 3명 순직' 평택 물류창고 화재, 안전관리 소홀이 빚은 '인재') 드러난 가운데, 사고 당시 고립됐던 소방관들은 급격한 연소 확산과 다량의 연기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탈출 방향을 잃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소방청은 1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민·관합동중앙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단은 숨진 소방관들이 있던 화재 현장 2층은 다량의 가연성 가스가 축적된 상태였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순간적인 화재가스 발화가 일어났고, 소방관들은 급격한 연소 확산과 다량의 짙은 연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패닉이 발생해 탈출 방향을 잃고 고립됐을 것이라는 게 조사단이 내린 결론이다.

소방청, 민·관합동조사단 결과 발표
2층 현장 '가연성 가스 축적' 추정


조사단은 국립소방연구원과의 재현실험으로 1층의 화재가 소강상태가 돼도, 연소되지 않은 가스가 축적된 2층에선 어느 순간 폭발적으로 불길이 커질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조사단은 "송탄소방서 지휘부는 잔불 정리에 들어갈 수 있는 단계로 소강상태가 됐기 때문에 내부진입 활동을 하도록 했지만, 2층 바닥으로부터 10m가 넘는 상층부에서 발생한 갑작스러운 연소 현상까지 예측하지는 못했다"고 했다.

소방청은 이날 조사 결과와 함께 지휘관 자격 인증 과정을 새롭게 만들고, 자격 인증을 받은 인력을 지휘대장과 소방서장으로 우선 임명하는 등의 후속 안전 강화 대책을 내놨다.

앞으로 전국 모든 소방관들은 소방청에서 개발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안전교육을 받게 된다. 또한 위험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가연성가스 탐지로봇 등 특수 장비에 대한 연구 개발도 늘린다.

한편 지난 1월5일 오후 11시46분께 평택시 청북읍의 한 물류창고 신축 공사 현장에서 불이 났다. 잔불 진화에 나섰던 송탄소방서 소속 소방관 3명은 불길이 재확산하면서 고립돼 목숨을 잃었다.

소방청은 외부 기관의 전문조사관, 변호사, 소방노조 관계자 등이 참여한 민·관합동중앙조사단을 구성해 지난달 15일까지 두달간 조사를 벌였다.

/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