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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흥 사회교육부 기자
이제 와 생각해도 참 부끄러운 기억이다.

2년 전, 동료 기자들과 세월호 6주기에 맞춰 '세월호 그 후, 또 4월이 간다'라는 기획기사를 보도한 적이 있다. 사흘간 경인일보 지면 1~3면을 할애하는 꽤 큰 규모의 프로젝트였다. 마지막 날 1면은 '세월호 장학생'인 수원시의 한 고등학생 이야기로 꾸몄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과 교사 261명의 이름으로 세워진 '416단원장학재단'으로부터 장학금을 받은 학생의 이야기였다. 그해 세월호기획팀은 전국언론노동조합 전국신문통신노동조합협의회의 모범조합원으로 선정됐다.

그렇게 받은 상금이 50만원이었다. 예상치 못한 부가 수입에 들뜬 나는, 이 돈을 동료들과 어떻게 나눌지부터 고민했다. 그때 한 선배가 기부를 제안했다. 세월호 관련 단체에 기획팀 이름으로 상금을 기부하자는 의견이었다. 아차 싶었다. 그리고는 부끄러워졌다. 아무 대가 없이 취재에 도움을 줬던 많은 사람들이 떠올라 더욱 그런 감정이 들었다. 이후 기획팀은 적당한 기부처를 상의했고, 취재를 하며 인연을 맺은 416단원장학재단에 50만원을 기부했다.

2년이 지난 지금, 나에게 부끄러움을 가르쳐준 동시에 뿌듯한 감정을 선물해준 416단원장학재단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점차 잊히고, 기부금 수입이 꾸준히 줄어 지난해 4월을 마지막으로 해산(4월18일자 7면 보도='416단원장학재단' 해산 알려져)했다고 한다. 희생자들의 꿈과 이상을 미래 세대로 잇자던 장학재단의 목표는 결국 이뤄지지 못했다.

이러한 사실을 1년이 지난 뒤에야 나는 알았다. 장학재단에서 일했던 한 관계자가 멋쩍은 목소리로 해산 소식을 알려줬다. 안타깝고, 또 한 번 부끄러웠다. 세월호 8주기라는 때가 돌아오니 그제야 장학재단의 소식이 궁금해진 내 자신이 조금은 원망스럽기도 했다. 조금 더 관심을 가졌으면 어땠을까. 지금 해도 소용없는 후회를 문득 해본다.

/배재흥 사회교육부 기자 jh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