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적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에 구축 위주로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지난 주말에만 5~6명이 문의했다. 분당 전역에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18일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상록우성아파트' 인근에서 만난 한 대표 공인중개사는 최근 부동산 분위기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그동안 잠겼던 거래가 3월 중순부터 활발해지고, 중대형 면적은 신고가를 경신하는 사례가 나타난다는 부연이다.
대선 이후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심리가 커지면서 서른살이 넘은 구축 아파트가 많은 1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부동산 거래가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부동산R114 통계를 보면, 4월2주 경기도 아파트값은 1기 신도시의 상승세가 돋보였다. 전반적인 지역이 0.00%로 보합을 기록한 가운데 분당(0.04%), 평촌·산본·중동(0.01%) 등이 비교적 오름세를 나타냈다.
특히 1기 신도시 중에서도 리모델링이나 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추진하거나 추진 가능성이 있는 단지들이 주목을 받았다. 분당의 경우, 소위 '대장아파트'로 손꼽히는 야탑동의 장미마을 동부코오롱아파트(1993년 준공), 정자동 상록우성아파트(1994년)가 대표적이다.
尹 당선인 '규제 완화' 공약탓 분석
분당 등 1기 신도시 중심 '상승세'
정자동 상록우성 20억 '거래 신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4일 장미마을 동부아파트 전용면적 70.56㎡(9층)가 10억7천만원에 거래됐다. 동일면적의 비슷한 층의 거래는 지난해 5월 10억4천만원(8층)으로, 최근 거래와 3천만원 차이가 난다.
상록우성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3개월 동안 거래가 없다가 3월부터 매매가 이뤄졌다.
지난달 22일 전용 192.72㎡는 20억4천만원(13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다. 해당 면적의 직전 거래는 2021년 10월 17억9천만원(6층)이다. 6개월 동안 2억5천만원 뛴 셈이다. 전용 162.57㎡ 또한 지난해 6월 19억3천만원(22층)에서 올 3월 22억9천만원(10층)으로 손바뀜했다.
재건축 기대감이 거래가격에 반영되는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현재 경기도의 경우 일반 아파트 대비 구축 아파트가 높은 가격을 기록 중이다.
직방 관계자는 "경기지역에서 포착되는 구축 아파트 선호현상은 향후 재건축 사업 기대심리가 매가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며 "차기 정부가 재건축 규제 완화를 공약한 만큼 다시금 구축 아파트 가격이 상승할지는 주목해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