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들이 한목소리로 수출 애로를 호소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 18일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수출을 주도하는 16개 업종별 단체와 함께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무역업계 영향 점검' 결과 수출 채산성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며 범정부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석유화학업계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국제원유에 나프타가격마저 연초 대비 30%나 급등해 수익성 악화를 우려했다. 조선업계에서는 올해 4월 후판 가격이 t당 140만원으로 최고가를 찍어 향후 국내 조선소의 수지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업계는 우크라이나전쟁 여파로 최근 네온 수입가격이 작년 말보다 불과 3개월 사이 156%나 폭등했다고 한다. 자동차, 부품, 일반기계 등에서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경영환경 악화는 대동소이했다.
수출 전선에 이상 징후가 확인된 것은 이미 1년 전부터였다. 수출액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나 수출증가세가 작년 5월 이후부터 서서히 축소되었는데 금년 들어서는 감소 폭이 훨씬 커졌다. 원자재가격 급등 탓에 수입물가가 치솟으면서 무역수지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해에는 무역수지가 80억 달러 흑자였으나 금년에는 4월 10일까지 무역수지 누계치가 75억 달러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올해 한국의 무역수지가 악화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코로나 19 대유행 이후 심화된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다 우크라이나전쟁과 그에 따른 국제사회의 러시아 제재 등이 한국 수출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우리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경기 부진 우려는 설상가상이다. 최근 세계은행은 금년도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5%로 하향 조정했다. 코로나 19 재확산에 따른 도시봉쇄 여파로 촉발된 경제 위축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중국의 성장률이 1% 떨어지면 한국 성장률은 0.5% 하락한다고 추정했다.
다음 달부터 가시화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도 주목된다. 신흥국들이 인플레 억제와 달러화 유출 저지를 위해 자국의 금리를 인상할 경우 우리의 수출환경이 더 나빠지는 것이다. 한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매파'적 견해를 피력한 터에 원·달러 환율상승도 불가피해 수출 채산성이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수출경쟁력 안정을 위한 다각적 대책 강구를 서둘러야 한다.
[사설] 수출 채산성 악화 저지 서둘러야
입력 2022-04-20 19:53
수정 2022-04-20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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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2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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