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쌀도, 한우도 가격이 하락세에 접어든 가운데(4월20일자 12면 보도=코로나 특수 끝났는데… '코 꿰인' 한우 농가들) 대내외적 여건마저 악화돼 농·축산업계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정부가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 가입을 추진, 농산물 시장 전면 개방 가능성이 커진 데다 농·축산농가의 핵심 판로 중 하나였던 군 급식마저 최저가 입찰 체제로 바뀌어 수입산 농·축산물 납품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정부가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 가입을 추진, 농산물 시장 전면 개방 가능성이 커진 데다 농·축산농가의 핵심 판로 중 하나였던 군 급식마저 최저가 입찰 체제로 바뀌어 수입산 농·축산물 납품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정부, 이달 중 CPTPP 가입 추진
농업 강국 포함돼 국내업계 피해 불가피
군 급식 최저가 입찰체제 전환
연천 농업인들 "군납 정상화 촉구" 목소리
정부는 이르면 이달 중 CPTPP 가입을 신청한다. CPTPP는 당초 미국 주도의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서 미국이 탈퇴하고, 나머지 11개 국가가 출범시킨 다자간 FTA(자유무역협정)다. 11개 국은 일본, 호주, 캐나다, 브루나이, 싱가포르, 멕시코, 베트남, 뉴질랜드, 칠레, 페루, 말레이시아다. 무역 규모가 2019년 기준 세계 무역의 15.2%를 차지한다. 영국, 중국 등도 잇따라 가입 신청을 하는 등 향후 거대 경제 권역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관건은 농·축·수산업계다. CPTPP에는 호주, 뉴질랜드 등 농업 강국이 포함돼 있어 가입 시 이들 국가 농·축·수산물의 수입이 확대돼 국내 업계 피해가 불가피하다. 여기에 개방 수준이 다른 FTA에 비해 높아 사실상 농·축·수산물 시장은 전면 개방에 가까운 수준으로 열릴 것으로 보인다. 농·수·축산업 종사자들이 일제히 반발하는 이유다.
군 급식 납품과 관련, 최저가 입찰제가 추진되는 점도 농가의 시름을 더한다. 최저가 입찰제 하에선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산 농·축·수산물이 군 급식 식재료로 납품될 수밖에 없다는 게 농가들의 주장이다. 특히 군부대가 밀집한 지역의 농가들은 군납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컸던 만큼 반발이 심하다.
21일 연천군 임진농협에선 군납을 해오던 농업인 150여 명이 모여 '군납 정상화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수년간 배추·감자를 재배해 군 급식용 식자재로 납품해왔던 한 조합원은 "군 급식 납품이 유일한 소득원인데 최저가 입찰제가 시행되면 판로가 없어진다"며 "연천군은 접경지역이라 개발도 어렵고 고부가가치 농산물을 재배하는데도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현상태 임진농협 조합장은 "군납 농업인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정상화되도록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쌀·한우 가격 하락에 쌀 재배 면적을 줄이고 한우 사육두수 조절에 나서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날 김종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농협 한우개량사업소 현장 점검에 나서 각 농가가 한우 사육기간을 단축하고 송아지 입식을 자제토록 할 것을 요청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