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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종원 정치부 기자
'그때는 알지 못했죠, 우리가 무얼 누리는지…'. 가수 이적의 곡 '당연한 것들' 노랫말은 거리를 걷고 친구를 만나던 것처럼 우리에게 너무나 당연했던 일들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최근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전히 해제됐다. 당연한 일상을 되찾은 거리두기 해제 첫날, 나는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2년여간 이어진 거리두기가 마침내 풀렸는데 이제야 온전히 거리두는 법을 배워야 하는 모순을 겪어야 했다. 코로나가 아직 건재해서다.

 

27일 0시 기준 국내 누적 확진자는 1천708만6천여명이다. 세 사람 중 한 명이 코로나에 걸리는 동안 우리는 바이러스 앞에 속수무책이었다. 몸 약한 노부모를 격리실에 입원시키고 단절된 유리창 너머로 면회를 해야 했다거나 장례를 지낼 곳이 없어 장례식장을 찾으려 닥치는 대로 전화를 돌렸다는 사람, 고인의 시신을 거둘 화장장이 부족해 장소를 찾느라 밤을 지새운 이들의 푸념이 들렸다. 산모는 응급차에서 분만을 해야 했다는 소식이 종종 들렸고 생후 7개월 아이가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고 재택치료 중 숨지는 일도 있었다. 상인이 가게 빚을 못 갚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를 비롯해 사회 곳곳이 아팠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긴 터널을 지나 거리두기는 결국 끝났지만 상처는 남았다. 또다시 찾아올지 모를 전염병에 대비해야 한다. 준비 없이 맞이한 전쟁의 결과가 어땠는지 우리는 수차례 목격했다. 사회적 약자와 소상공인이 다시 걸을 수 있도록 계속 보살펴야 할 때다. 사회구성원 간 멀어진 심리적 거리도 좁혀야 한다.

올해는 두 차례의 큰 선거가 있다. 대통령선거는 지났고, 한 달여 뒤 지방선거다. 사회가 몸이라면 사회 곳곳으로 뻗어 생기 돌게 할 모세혈관을 뽑는 선거다. 후보라면 누구나 하는 말이 있다. 여러분의 삶을 더 좋게 바꿔드리겠다, 뽑아주면 열심히 일하겠다…. 아파봐서인지,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게 들리는 요즘이다.

/명종원 정치부 기자 ligh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