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7011_copy.jpg
수원 영통2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조합원들이 지난 2월 시공사 중 한 곳인 HDC현대산업개발의 퇴출을 요구하는 집회를 진행하는 모습. 2022.2.12 /윤혜경기자hyegyung@kyeongin.com
 

학동 재개발 현장 붕괴 사고에 이어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에 대한 행정처분을 앞둔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이 경기도내 각 정비사업지에 참여 지분을 낮추는 대신 계속 사업권을 유지하는 방안을 타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안양 뉴타운맨션·삼호아파트지구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조합 등이 현산과 계약 해지를 결정하는(4월25일자 8면 보도=안양 뉴타운·삼호아파트 재건축 조합, 현산과 '계약 해지' 결정) 등 퇴출 움직임이 거세지자 이 같은 방식으로 위기 타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현장 붕괴사고 행정처분 앞두자
안양 등 계약 해지 보이콧 잇따라


26일 각 정비사업지에 따르면 최근 현산은 수원 영통2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과 광명11R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의왕 부곡다구역 재건축정비사업조합에 사업 참여 지분을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들 사업지는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 이후 '현산 보이콧' 움직임이 일었던 현장으로, 지역 건설사업 '최대어'로 꼽히는 곳이기도 하다.

영통2구역은 현산이 GS건설과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 중인 사업지다. 주관사는 GS건설이며 60%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현산 지분은 당초 40%였지만, 최근 이 중 10%를 GS건설에 양보하겠다고 제안했다는 게 영통2구역 조합의 설명이다.

 

834709_(1)_copy.jpg
의왕시청사 진입로 일대에 HDC현대산업개발의 주택 재건축 및 재개발 사업 참여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는 모습. 2022.2.2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

현산은 광명11R구역에도 비슷한 제안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은 현대건설이 57%, 현산이 43%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광명11R구역 조합 등에 따르면 현산은 해당 사업지에 기존 분담이행방식에서 공동이행방식으로 전환하자고 제안했다. 현산 측 참여를 최대한 줄이겠다는 얘기다.

현재 조합은 현산을 퇴출시킨 후 현대건설 단일 시공으로만 결정할지, 현산의 제안을 받아들일지 등 다양한 방안을 열어놓고 조합원 의견을 청취 중이다.

앞선 사업지와 달리 부곡다구역은 현재 현산이 사업 주관사로 지분을 55% 갖고 있다. 나머지는 대우건설이 보유 중이다. 현산은 이곳에 지분율을 낮추고 일반분양 골든타임제를 실시하고 공사 물가지수를 소비자 물가로 산정하겠다는 등 다양한 조건을 제시한 상태다.

42.jpg
수원시의 한 HDC현대산업개발의 아파트 공사현장. 2022.3.15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영통2 보유지분 40%중 10%양보
광명11R 공동이행방식 전환 돌파구
조합, 사업권 유지 수용은 '미지수'


조합은 지난 20일부터 해당 안건과 관련해 조합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결과를 토대로 다음 달께 관련 총회를 열 계획이다.

현산이 보유한 지분을 낮추겠다는 제안까지 하며 여러모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지만, 이 같은 제안이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컨소시엄을 함께 꾸린 다른 건설사들이 반발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현산이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로 등록말소 처분을 받아들게 되면 향후 유지보수 업무는 함께 참여한 다른 건설사가 도맡을 가능성이 큰데, 수익은 현산과 분배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현산 관계자는 "잠실진주 같은 경우는 총회에서 계약 해지 안건이 부결됐다. 그만큼 '아이파크'를 신뢰한다는 뜻"이라며 "조합원들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도록 소통을 많이 해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