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뮤 오리진' 개발사인 웹젠이 게임 업계에선 처음으로 2일부터 파업에 돌입하기로 했지만 국회 중재로 보류됐다. 웹젠의 첫 파업이 일단락될 조짐을 보이는 와중에도, IT업계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가 주52시간 근무제의 대수술을 예고하는 등 변화의 바람이 감지되면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2일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에 따르면 웹젠 지회는 당초 이날 예고됐던 파업을 유보하고, 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 공동 주최로 노사 간담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 2월 노조가 교섭 결렬을 선언한 이후 처음으로 노사가 마주앉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웹젠 노사의 갈등 원인은 임금인상문제다. 노조는 지난해 연봉 1천만원 일괄 인상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평균 10% 인상안을 제시하면서 협상은 평행선을 달렸다. 이후 지방노동위원회 조정을 거치면서도 양측은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협상이 결렬됐고, 노조는 파업을 예고했다.
웹젠 노사 갈등 국회 중재로 일단락
근무제 유연화, 되레 악용될까 우려
이번 노사 간담회를 통해 연봉에 대한 이견은 어느 정도 좁혀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지만, IT업계 전반에는 또 다른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예고한 주52시간 근무제의 탄력적 운용이다.
주52시간 근무제 유연화는 주 평균 근로시간을 52시간 이내로 맞추고, 그 안에서 노동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하돼 1년 중 일정기간 주 100시간을 일하더라도 다른 기간 노동시간을 줄이면 법적 제재를 받지 않도록 한 게 핵심이다. 이는 크런치 모드(게임 출시 전 고강도 근무체제)로 악용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관계자는 "IT업계에서도 노조는 넥슨, 카카오, 스마일게이트 등 대기업에서만 설립돼 있는 상태"라며 "노조가 없는 중소게임사의 경우 주52시간 근무제 유연화가 시행되면 노동자들이 그동안 만연했던 게임 출시 전 고강도 근무에 시달릴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서승택기자 taxi22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