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 연휴에 공항 '만차'<YONHAP NO-4587>
김포공항 꽉찬 여행객 차량 어린이날 징검다리 연휴를 하루 앞둔 4일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 주차장에 여행객 차량들이 꽉 차 있다. 2022.5.4 /연합뉴스

어린이날 다음 날인 6일에 경기도 초중고의 90% 가량이 재량휴업을 하며 맞벌이 학부모의 고민이 깊어졌다. 징검다리 휴일에도 마음대로 연차를 붙여 쓰지 못하는 중소기업 종사자들도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워킹맘 김지혜(가명)씨는 황금연휴가 달갑지 않다. 초등학교가 재량휴업을 하는 탓에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결국 동생 부부에게 아이를 맡기기로 해 한 시름 놓았지만, 아이를 두고 출근하는 마음은 편치 않다. 김씨는 "맞벌이 부부는 휴일마다 매번 이런 일을 겪지만, 고민은 늘 부모의 몫"이라고 말했다.

경기도내 초교 1207곳 내일 '놀금'
워킹맘 자식 돌봐줄 곳 없어 고민
저학년 자녀 다니는 학원도 문닫아


경기도교육청이 3월에 조사한 학사일정에 따르면 6일 도내 재량휴업학교는 초등학교 1천316교 중 1천207교(91.7%), 중학교 653교 중 593교(90.8%), 고등학교 493교 중 422교(85.5%)다.

많게는 90%가 넘는 학교가 재량휴업을 계획한 가운데, 맞벌이 부부들은 "누구를 위한 휴가인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이모(40대)씨는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가 다니는 학원들이 모두 재량휴업을 실시하며 결국 연차를 사용하기로 했다.

이씨는 "부모가 일하는데 아이들이 쉬는 게 무슨 의미냐. 선생님들이 편하자는 휴가인지, 누구를 위한 휴일인지 모르겠다"며 "코로나 때문에 학교를 안 갔을 때도 힘들었는데, 이런 일방적인 재량휴업은 맞벌이 부부에게 불편하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은 운영 차질 '부담감'


황금연휴가 달갑지 않은 건 경기도 내 중소기업들도 마찬가지다. 5월은 공휴일이 많은 만큼 직원들의 개인 연차 사용 역시 늘어 회사 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부담감에서다.

화성의 한 소규모 제조업체 대표 A(68)씨는 "빨간 날(5일) 다음 날인 금요일에 10명도 안 되는 직원 중 여러 명이 휴가를 냈다"며 "휴가를 못 가게 막는 건 아니지만 생산직 직원의 경우 1명이라도 빠지면 영향이 커 5월만 되면 직원들 휴가가 부담으로 다가오는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직원들 역시 개인 연차 소진이 자유롭지 않은 모습이다.

용인의 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B(30)씨는 "징검다리 공휴일이 있는 주엔 연차 계획이 많아 이번 금요일도 직원 중 절반 가까이 연차를 쓰려는 걸로 안다"며 "예전과 달리 회사에서 연차를 못 쓰게 막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5월엔 너무 몰려 오히려 자발적 눈치를 조금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준석·이자현기자 naturel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