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디아스포라 영화제의 세부프로그램이 공개되었다. 디아스포라영화제가 오는 20일부터 24일까지 인천아트플랫폼과 애관극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50여편의 영화가 상영될 예정이며 선정된 두 편의 영화를 이주의 개념으로 해석해보는 '디아스포라의 눈', 주요 상영작 감독의 대화, 관련 특별도서 작가 대담, 한국이민사박물관 투어와 같은 부대행사를 포함하여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인천이 한국의 대표적 이주와 이민의 도시라는 점에서 이 영화제는 각별하다. 1883년 개항 이후 중국과 일본·서양인의 거주지역인 조계지가 설치된, 중국과 일본을 비롯한 세계인이 공존했던 이주민의 도시였으며, 1902년에는 하와이 이민선이 출발하고 1905년에 멕시코를 향한 이민선이 출발했던 항구이기도 했다. 실은 대한민국도 전형적인 디아스포라 국가이다. 한때 재외동포가 900만명을 상회했으며 지금도 730만명의 재외동포가 있다. 전쟁난민을 뜻하던 디아스포라는 이제 그 배경과 무관하게 모국을 떠나 살아가야 하는 이산과 이주를 의미하는 단어로 사용되고 있다. 디아스포라는 현대사회의 보편적인 현상이 된 것이다.

최근 애플TV가 제작한 드라마 '파친코Pachinko'가 세계인의 주목을 받으며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파친코'는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이주한 재일교포 1세대로부터 3세대에 이르기까지 3세대에 걸친 이주자의 신산한 삶을 다룬 코리안 디아스포라 영상물이다. '파친코'의 성공은 인종적 배타성이 강한 일본 사회에 적응해야 하는 이주자의 삶을 영상 언어로 표현해냈을 뿐더러 디아스포라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극복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공감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디아스포라 영화제는 내용과 규모 면에서 꾸준히 성장해왔으나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영화제의 위상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영화인들과 전문가들도 디아스포라 영화제는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디아스포라영화제를 집중 육성하기 위해서는 시민 공감대도 필요하고, 열악한 인천시의 영상산업 인프라를 확충하는 계획도 마련되어야 한다. 인천시와 인천영상위원회는 디아스포라 영화제 10주년을 계기로 인천의 영상산업 인프라를 확충하면서 디아스포라 영화제도 한국의 대표적 영화제, 세계적 영화제로 도약해가는 동시 발전의 계기를 찾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