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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 시행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일대 아파트 시장에 매물이 늘고 있다. 사진은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2022.5.8 /연합뉴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 시행이 임박하면서 경기지역 아파트 가격이 안정화에 접어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는 1년간 한시 적용되는데 이 기간 다주택자의 매물이 시장에 나와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오는 10일부터 1년간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한시 배제 조치가 시행된다. 당초 시행일은 11일이었으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기획재정부가 논의 과정에서 시행일을 새 정부 출범일에 맞춰 하루 앞당겼다.

현행 소득세법은 2주택자의 경우 양도세 기본세율(6~45%)에 20%포인트를 중과하고 3주택자는 30%포인트를 중과한다. 이를테면 3주택자가 규제지역에서 집을 팔 경우 양도 차익의 최고 75%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지방세를 포함하면 세금이 82.5%까지 올라간다.

이에 다주택자가 집을 처분하고 싶어도 세금 부담에 내놓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었다. 다주택자들이 집을 내놓지 않는 점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주택 거래 감소 양상에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6월 이후 경기 아파트 거래량 1/4로 축소
다주택자 보유 소형평수 아파트 위주 매물 풀릴 것
양도세 중과제도는 지난 2020년 '7.10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유예기간을 거쳐 지난해 6월 1일부터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 이후 경기지역 아파트 거래는 감소세를 보였다.

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1년 6월 이후 경기지역 아파트 거래량은 1만6천249건에서 점점 줄기 시작하더니 지난 1월에는 4천642건으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에 이 기간 아파트 가격은 평균 4.6% 증가했다. 주택 구매 수요는 일정한데 공급이 줄어들다 보니 집값은 상승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10일부터는 주택을 2년 이상 보유한 경우 양도세 중과가 배제된다. 해당 조치가 본격 시행되면 다주택자는 주택을 처분할 경우 최대 30%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다주택자들이 전보다는 주택을 처분할 여지가 늘어난 만큼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 이후 빌라와 단독주택, 소형 평수의 아파트 위주로 매매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주택자의 경우 월세·전세 등의 목적으로 소형 평수의 아파트 또는 주택에 대한 투자를 이어왔기 때문에 해당 매물들이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8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배제 방침이 발표된 이후 최근 한 달 동안 인천시의 매물은 9.5% 늘었고 경기도는 8.6% 증가해 전국 1·2위를 기록했다. 특히 남양주시는 매물이 한달 전 4천780건에서 지난 7일 기준 6천458건으로 35.1%나 늘어났다.

수원 연무동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공인중개사 A씨는 "수원을 기준으로 봤을 때 소형 단독주택과 아파트가 모여 있는 팔달구와 장안구 위주로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주택자들은 그동안 월세로 이자를 메우며 투자를 이어왔는데, 그동안 득보다 실이 컸다. 이번 중과 유예 조치 기간에 다주택자의 매물이 나오면 시장이 안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승택기자 taxi22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