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平澤)은 지명에서부터 이곳 땅의 특성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역이 대체로 평탄하고 아산만까지 이어지는 하천들이 땅을 가로지른다. 너른 평택평야를 중심으로 아주 오래 전부터 쌀이 재배돼왔다. 역사적으로도 대표적인 농경 지대로, 지역 경제의 중심에 대대로 쌀이 놓여 있었다.
지금도 여전히 쌀은 평택지역 경제의 핵심이다. 일례로 평택 팽성읍의 경우 생산하는 농산물 90% 가까이가 쌀일 정도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도의 쌀 생산량은 38만2천680t이었는데, 평택시의 생산량(5만4천925t)이 14%를 차지했다. 생산량 기준 화성시(5만9천119t) 다음으로 쌀이 많이 재배되는 곳이다.
명실공히 경기도의 주요 쌀 산지인 것이다.
너른 평야와 땅 가로지르는 하천
경기 쌀 생산 14% 차지하는 평택
유서 깊은 평택 쌀의 전환점은 2006년이었다. 평택시의 농·특산물 통합 브랜드 '슈퍼오닝(Super O'ning)'이 출범하면서 평택에서 재배되는 쌀 모두에 '슈퍼오닝'이 붙기 시작했다. 슈퍼오닝은 'Super(슈퍼)', 'Origin(오리진)', 'Morning(모닝)'을 더한 것으로 순수한 아침, 상쾌한 아침을 여는 깨끗한 농산물을 의미한다.
슈퍼오닝은 쌀을 비롯해 평택시가 직접 검수해 품질이 인증된 농산물에만 붙일 수 있다. 품질이 유지되고 있는지 불시에 검사를 하기도 하는데,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되는 슈퍼오닝쌀을 구매해 검사한 후 기준 등에 맞지 않으면 제외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일선 농가에서도, 지역 농협에서도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고품질의 쌀을 일정하게 생산하기 위한 농부의 땀 방울, 최첨단 저장·도정 시설을 갖추고 깐깐하게 검수하는 등 엄격한 품질 관리를 위한 지자체·농협의 노력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물이다.
'슈퍼오닝쌀'의 품질만큼은 보장할 수 있다는 자부심 역시 여기에서 비롯된다.
품질은 곧 맛으로도 직결된다. 평택시와 각 지역 농협이 슈퍼오닝쌀의 높은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 점도 결국 항상 햅쌀 같은 맛을 느낄 수 있게끔 하자는 취지였다.
'슈퍼+오리진+모닝' 깨끗한 품질
최첨단 저장·도정… 깐깐한 검수
내년 '꿈마지쌀'로 대전환점 예고
슈퍼오닝쌀은 그동안 추청과 고시히카리 품종이 주를 이뤘다. 고시히카리는 밥을 지었을 때 특유의 찰기와 윤기가 핵심이다. 일본 품종임에도 고시히카리만 고집하는 국내 소비자들이 적지 않을 정도로, 밥맛 좋기로 유명한 품종이기도 하다.
오랜 기간 재배해 온 쌀 품종을 단번에 바꾸기란 쉽지 않기에 아직 추청·고시히카리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내년에는 달라질 전망이다.
평택시는 2017년부터 고유 쌀 품종으로 대체하는 노력을 이어왔는데, 경기도농업기술원 등과 협업해 평택지역 토종 및 기후와 걸맞은 쌀 품종인 '꿈마지쌀(경기 12호)'을 개발해서다. 꿈마지쌀은 토종 벼 품종인 호품과 경기도에서 개발한 품종인 맛드림을 교잡한 것이다.
현재 평택지역에서 생산하는 추청 쌀을 대체하기 위해 시범 재배를 거쳐왔다.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대체 작업이 이뤄질 전망이다. 내년이 평택 슈퍼오닝쌀의 대전환점이 되는 셈이다.
"개인적으로는 우리 평택 쌀이 가장 밥맛이 좋다"고 추켜세운 평택 팽성농협 미곡종합처리장 관계자는 "평택지역은 토질이 좋은 너른 평야와 하천이 있어, 오래전부터 품질 좋은 쌀이 재배됐던 곳이다. 고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철저한 관리까지 더해져 믿고 먹을 수 있는 경기도 대표 쌀"이라고 설명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