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는 오늘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를 시작으로 청문 일정이 잡히지 않았던 장관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가 예정되어 있다. 한덕수 총리 후보자와 한 법무장관 후보자의 거취를 사실상 연계시키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 한동훈 후보자는 물론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마저 강행하려는 윤석열 당선인 측의 갈등이 대통령 취임식을 앞둔 상황에서도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신구 권력간의 갈등이 이토록 첨예한 적은 없었다. 24만표 차이에 불과한 초박빙의 선거결과에다가 대선 후 불과 80여일 후에 치러지는 지방선거를 앞둔 시기적 요인도 있지만, 양측이 서로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퇴행적 정치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내일 취임하는 윤석열 정부는 온전한 모습으로 출범하기 어렵게 됐다. 한 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준을 위한 일정도 잡히지 않았고, 대통령 취임식 이후에도 인사청문회가 계속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이 인천 계양을에 출마하고, 국민의힘 안철수 위원장은 성남 분당갑에 출마한다. 대선이 끝났으나 정당은 자신들 당파의 이익에, 대선 주자급 인사들은 자신의 정치이익만 돌보는 극단적 정치이기주의가 판을 치고 있다.

이러한 극단적 대치를 풀기 위해서는 우선 국회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총리 인준을 장관 임명과 연계시키지 말아야 한다. 양대 거대정당이 절충을 찾아 나가야 한다. 이미 윤 당선인은 "윤석열 정부의 총리는 한덕수 후보 뿐이다"라며 정면돌파의 의지를 밝혔다. 중요한 것은 민심의 소재다. 국민의힘은 정호영 후보자 청문회 이후에도 '위법은 없고 민주당이 한 방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입장이지만 정 후보자에 대한 부정 여론이 훨씬 많다. 한 총리 후보자에 관한 여론은 긍정과 부정이 엇비슷한 상황이다.

내일이면 새 정부가 출범한다. 언제까지 정치가 강대강의 대치를 계속해야 하는지 국민들의 피로감도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국민은 여야의 극한 대치를 먼저 풀어나가는 모습을 보이는 정당에게 지방선거의 승리를 안길 것이다. 특히 국민의 선택을 받은 국민의힘 정권은 집권 세력다운 포용을 보여주어야 한다. 민주당 역시 국회 다수 의석을 정권 견제의 차원을 넘는 국정 발목잡기의 수단으로 활용하면 안된다. 언제 신구 권력 교체기에 이토록 다툰 적이 있는가. 정치권의 맹성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