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의 회사를 다니는 주인공 미정이 사내 동호회 가입을 포기한 이유는 집이 멀어서다. 그녀가 사는 곳은 경기도 산포시. 서울에서 1시간30분 이상 지하철을 타고 이어 최소 30분 이상 또 마을버스를 타야 집에 도착할 수 있는 도농복합도시다.
미정의 오빠인 창희와 언니인 기정 모두 서울로 출퇴근한다. 창희는 서울에 살지 않아 자주 못 만난다는 이유로 여자친구에게 차인다. 기정도 자신이 결혼하지 못한 이유를 '경기도민'이라고 밝힌다.
산포시는 JTBC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에 등장하는 허구의 장소다. 극중 주인공 미정과 기정, 창희 삼 남매는 인생의 20%를 대중교통에서 보낸다는 경기도민의 애환을 대변해 화제를 모았다.
물론 드라마는 일부 경기도에 대한 편견을 과장해서 보여줬다는 비판도 받았다. 세 남매의 아버지가 농사를 지을 정도로 경기도가 시골로 묘사되고, 모든 시·군들의 교통환경이 그만큼 열악하지는 않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경기도를 향한 편견은 단순히 한 드라마만의 얘기는 아니다. 유튜브에 '경기도민'을 검색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영상들의 제목은 '경기도민 특징', '경기도민 공감' 등이다.
영상 대다수가 2시간 이상 통근·통학으로 고통스러워 하거나 지인과의 약속 장소를 정할 때마다 광역버스 노선을 중심으로 고민하는 도민들의 모습을 담아냈다.
'경기도민의 애환'이라 포장된 편견들은 온라인상에서 유머처럼 빠르게 전파된다. 어쩌면 미디어가 표현한 경기도는 얼마나 현실과 닮았나를 따지는 것보다 어떤 선입견을 가지고 경기도를 표현했는지 바라보는 게 더 중요해 보인다.
6·1 지방선거가 3주 앞으로 다가왔다. 경기도를 둘러싼 편견을 뒤바꿔줄 후보가 가장 절실한 순간이다.
/고건 정치부 기자 gogosi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