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요양과 재활이 필요한 노인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지역마다 재활을 전문으로 하는 요양병원이 속속 들어서는 추세다.
최근 인천 서구의 대곡동에도 뇌졸중이나 파킨슨병, 척추손상 등으로 신체가 마비된 환자들의 재활을 돕는 서온요양병원이 문을 열었다.
이 요양병원은 재활 전 통증 치료를 중시한다. 국내의 재활요양병원들은 근육이 강직되거나 신경이 마비돼 신체를 쓸 수 없는 환자들의 증상을 파악하지 않고 재활치료를 시작하는데, 효율적인 재활이 되려면 통증의 원인부터 짚어내야 한다는 게 서온요양병원 이강운(56) 병원장의 지론이다.
뇌졸중·파킨슨병·척추손상 등 마비 환자 케어
약물·도수치료로 고통 완화 후 본격 치료 시작
"환자에 동기 부여… 요양병원 고정관념 타파"
통증이 발생하는 신체 부위는 신경·근육·인대·관절 등 크게 4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한다. 환자에 따라 두 가지 이상의 부위에서 복합적으로 통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뇌졸중으로 신체 한쪽의 팔과 다리의 근육이 마비된 환자에게 통증 치료 없이 기구를 이용한 재활치료를 시작하면, 환자가 통증을 이겨내지 못하고 재활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강운 병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사람이 통증을 겪을 때 짜증이나 괴로운 감정도 함께 느끼게 되는데, 이는 통증과 감정을 제어하는 두뇌 부위가 동일하기 때문"이라며 "통증을 해결하지 않고 재활을 하면 환자는 고통과 두려움에 사로잡힌다. 그렇게 되면 재활 기간이 길어져 환자가 지치게 되고 효과적인 회복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약물과 도수 치료를 통해 환자의 통증을 완화하고 나면 본격적인 재활 치료에 들어간다.
재활 과정에서 근육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풀어주는 기능적 전기자극 치료, 뇌 질환으로 인지장애가 발생한 환자가 다시 인지능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전산화된 프로그램을 이용해 주의력과 집중력을 높이는 인지 재활치료 등이 대표적이다.
이강운 병원장은 "재활 과정에서 통증이 재발한 환자들이 심리적으로 무너지지 않도록 끊임없이 동기부여를 하는 것도 의술의 일부"라며 "국내에서 요양병원을 흔히들 '한번 들어오면 나갈 수 없는 곳'으로 인식하곤 하는데, 환자들이 건강하게 회복해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병원으로 자리매김해 요양병원에 대한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클립아트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