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열풍이 사그라들면서 미분양이 늘고 있다. 그동안 다른 지역에 비해 저평가됐다가 주목받았던 지역들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발생되면서, 일각에선 부동산 거래 등이 회복세를 보여도 지역별 양극화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12일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도내 미분양 주택 수는 올해 들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난 1월 855가구였던 미분양 주택은 2월엔 1천862가구로 늘었고, 3월엔 2천209가구로 뛰었다. 가장 미분양 주택이 많은 곳은 안성시였다. 그나마 2월엔 1천68가구가 미분양됐다가 3월엔 799가구로 미분양 물량이 줄었다.
1~3월 855·1862·2209 가구 늘어나
안성 가장 많아 2월 1068 가구 기록
"수요자 옥석 가리기 본격화" 분석
지난달에도 안성 공도 센트럴카운티 에듀파크의 전용 84㎡ 4개 주택형이 2순위 청약에서 모두 미달됐다. 416가구 일반 분양에 청약자 수가 182명에 그쳤다.
지난 3월 청약한 e편한세상 안성 그랑루체도 6개 주택형 중 4개 주택형이 미달됐다. 안성시는 지난 2020년까진 미분양 관리지역에 포함됐다가 지난해부터 재평가가 이뤄진 곳이다.
지난해 하반기 경기도 아파트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와중에도 안성시는 상승세를 거듭했다(2월17일자 12면 보도=경기 아파트값 하락세에도… '아직 고개 꼿꼿한' 안성).
그동안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지역이었는데, 부동산 광풍이 안성에도 불어닥쳤다. 지난해 중순 이후부터 외지인들이 1억원 이하 주택을 쓸어 담으면서 전에 없던 가격 상승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열풍이 꺼지면서 가격이 하락했고, 미분양도 생기는 모양새다. 5월 첫 주(2일 기준)까지는 아파트 매매 가격이 0.16% 상승률을 보였지만, 둘째 주(9일 기준)에는 0.05%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GTX 호재로 주목받았던 동두천시에서도 지난달 브라운스톤 인터포레가 8개 주택형 중 3개 유형의 분양이 미달됐다. 평택시에선 지난 3월 화양 휴먼빌 퍼스트시티가 총 1천468가구 중 415가구가 미분양된 바 있다.
부동산 가격이 치솟고 대출마저 받기 어려워져 수요자들의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된 점이 이 같은 미분양으로 이어졌다는 분석 속에, 당분간 수도권 분양시장에 양극화 양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앞서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대선과 지방선거를 거쳐 시장이 활성화된다고 해도 분양시장엔 양극화가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미분양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