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시 상하수도관리센터 소속 수도검침원(공무직) 30여명이 센터 공무원이 갑질을 했다고 주장하며 경기도 제2청사 감사실에 갑질 고충 조사를 신청했다. 조직 내 문제에 대해 개선을 요구하는 검침원들에게 한 간부급 공무원이 '검침원 일을 외주화하겠다'며 협박과 다름없는 대답을 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점심 식사시간엔 센터 공무원이 먼저 식사하고, 검침원들은 30분 뒤 차례대로 가도록 강요했다는 주장한다. 금전적 피해로 이어지는 초과근무수당 제재 피해도 호소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공무직 검침원(현장직-사무직) 간 차별, 피복 미지급 등을 주장하며 담당 공무원의 갑질 중지와 당사자 사과, 징계 등 인사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콜 센터 업무를 맡는 게 정당하느냐'는 수도검침원들의 물음이 이번 사태의 주된 계기가 됐다. 수도검침원 모집 공고엔 검침원의 주요 업무로 수도검침·요금부과, 체납 독려·민원처리(현장, 전화) 정도가 소개돼 있다. 수도검침원 채용 뒤 작성한 근로 계약서에도 '수도검침' 정도가 업무내용으로 기재될 뿐이다. 공고내용과 근로 계약서에서 찾아볼 수 없는 콜센터 업무를 검침원이 하는 게 부당한 측면이 있는 만큼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였는데, 이후 대응 과정에서 갑질 논란이 돌출한 것이다.

콜센터 업무는 남양주시 상하수도관리센터 대표번호로 걸려오는 민원에 응대하는 걸 주된 내용으로 한다. 사실상 종합민원창구 역할이다. 업무의 중요도가 높다고 할 수 있는 만큼, 업무분장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조직내 문제를 찾고, 개선하자는 요구와 주장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합리적인 해법을 찾으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문제제기조차 하지 못하게 해버리겠다는 식의 태도로는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

남양주시 상하수도관리센터는 급수체계의 효율적 관리와 수돗물의 안정적 공급 등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시민들에겐 꼭 필요한 기관이다. 센터 내부 갈등이 심화해 자칫 시민들에게 피해가 생기는 일이 있어선 안된다. 공공기관에서 갑질논란이 불거진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관계 당국은 신고된 내용에 대한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고 책임 소재를 가려야 한다. 논란의 발단이 된 검침원들의 콜센터 업무 문제에 대한 합리적인 해법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