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기신부전 환자가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등 정신질환 발병률이 더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부전은 신장이 기능하지 못해 우리 몸 안의 노폐물과 수분을 제대로 몸밖에 내보낼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그중에서도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요인으로 신장이 수개월 이상 손상되거나 기능 감소가 지속하면 말기 신부전으로 이어진다. 말기 신부전은 혈액·복막투석 또는 신장이식 등과 같은 신대체요법(망가진 신장 기능을 대체해 생명을 연장하는 방법)을 받아야 한다.
말기 신부전 환자는 지난 20년간 꾸준히 늘고 있지만, 사망률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신장학회가 말기 신부전 환자 등록사업에 등록된 혈액투석-복막투석 환자 14만9천947명을 대상으로 2001~2019년 사이 사망률 변화와 사망 원인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보면 2010년 이후 10년간 말기신부전 환자 수가 2배 늘었으며, 2019년 기준 환자 수는 10만명 이상으로 추산됐다.
반면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2001년부터 2018년까지 전체 투석 환자의 사망률은 122.5명에서 45.2명(1천명/년 기준)으로 줄었다.
환자, 10년간 2배 증가에도 사망률 감소
우울증·불안장애 등 발병률은 더 높아
이런 가운데 말기신부전 환자가 일반 성인 인구보다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등 정신질환 발병률이 더 높아 눈여겨봐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아주대병원 신장내과 이민정·박인휘 교수와 의료정보학과 박범희 교수·이은영 연구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 표본 코호트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2008~2017년까지 말기신부전 환자 7만79명을 대상으로 정신질환의 유병률과 패턴을 분석했다.
연구결과 전체 대상자 가운데 28.3%가 정신질환 관련 진단을 받았으며 불안장애(20%)·우울증(16.8%)·급성 스트레스 반응 또는 적응장애(2.5%)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신질환의 발병시기는 신부전 증상이 나빠져 신대체요법을 받기 1년 전부터 시작해 시작 후 1~2년 이내 높게 나타났다.
유병률을 비교했을 때 우울증의 경우 혈액투석환자가 신장이식환자보다 2.18배가, 복막투석환자는 신장이식환자보다 2.04배가 더 많이 경험했다.
혈액투석환자, 신장이식比 2.18배 경험
기능 더욱 악화시키는 위험인자 가능
연구팀은 만성 신부전이 되면 매일 혹은 이틀에 한 번 병원을 방문해 투석치료를 받거나 신장이식이 필요해 환자들이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며 병이 더 악화할 것을 두려워해 정신질환 진단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민정 교수는 "말기신부전 환자들이 겪는 정신질환은 신장 기능을 더욱 악화시키는 위험인자가 될 수 있다"며 "환자들이 우울, 불안감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 힘든 점을 주치의와 공유하거나 필요하면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