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경기도 주택 임대차 거래 중 전·월세 비중이 50대50에 인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선 역전현상도 빚어졌는데, 경기도 또한 이를 따라갈 가능성도 점쳐진다.
임대인은 활용도가 떨어진 전세보증금보다 안정적인 수입이 될 수 있는 월세를 더 선호하고, 세입자는 금리·전세보증금 상승으로 전세자금 마련이 어려워지면서 월세를 택하는 이들이 많아져 이 같은 현상이 빚어지는 걸로 추정된다.
2년 유예 전세보증금 상승 원인
임대인 안정적인 수입 선호하고
임차인은 목돈 마련 부담 '한몫'
18일 경인일보가 법원 등기정보광장 자료를 분석한 결과, 확정일자 기준 2019년 경기도 전세 대 월세 비중은 63% 대 37%로 나타났다. 이듬해인 2020년 또한 61%대 39%로 전세 비중이 높았지만, 2021년 58%대 42%로 월세가 처음으로 40%대를 차지했다.
이후 올해 들어 1월 57% 대 43%, 2·3월 54% 대 46%로 격차가 좁혀지다 지난달 들어선 51%대 49%로 반반에 가까워졌다.
이처럼 월세 비중이 급격히 늘어난 건 2년간 유예됐던 전세보증금이 최근 급속도로 오르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라 오른 전세가격 부담이 세입자의 월세 선호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또 지난해 시작된 임대차 3법에 따라 한번 전세를 주면 4년간 최대 5% 정도만 전세보증금을 올릴 수 있는 점은 임대인의 전세 선호도를 낮추는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경기도 전세가격은 2년 새 평균 44%가 증가한 걸로 나타났다. 부동산R114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2020년 1월 3.3㎡당 862만원이던 전세가격은 지난달 3.3㎡당 1천249만원까지 올랐다. 가구당 전세 가격도 같은 기간 2억7천990만원에서 4억538만원으로 45%가량 급증했다.
상황이 이렇자 서울처럼 월세 비중이 전세를 역전하는 현상이 나올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의 올해 월세 비중은 52%로, 48%에 그친 전세 비중을 넘어섰다. 서울의 월세 역전 현상을 분석한 직방은 "최근 금리가 꾸준히 상승하면서 자금 마련이 어렵거나 대출이자가 월세보다 높아지는 등의 이유로 임차인들의 월세 선호도가 높아졌다"며 "월세를 받고자 하는 임대인 수요도 맞물리면서 월세 거래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