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장 후보들 발(發) '수도권 쓰레기 대체 매립지' 파장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인천시장 후보는 최근 라디오 방송에서 "수도권 쓰레기 대체 매립지는 경기 북부 포천이라고 지금 알고 있다"며 "서울·경기는 포천 매립지를 쓰면 된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도 지난주 "환경부가 대통령 당선인 공약사항 이행 보고 때 수도권 매립지를 대체할 매립지 예정지 부지를 제시했다"고 언급했다.

쓰레기 매립지는 대표적인 기피시설로 인천시는 현 매립지 1992년 개장 후 환경 피해가 심각하다며 2년 전 2025년 말 사용 종료를 선언했다. 이후 환경부가 막대한 인센티브를 걸고 두 차례 대체매립지를 공모했지만 신청한 지자체가 없을 정도로 풀기 어려운 문제다. 그런데 이런 민감한 사안에 대한 시장 후보들의 폭탄발언으로 타 지역 선거 후보들 간 공방이 벌어지고, 포천시민들이 반발하는 등 부작용을 빚고 있다.

갑작스레 쓰레기 매립지라는 뜨거운 쟁점에 휘말린 포천시는 "경기도와 환경부 등 관련 부처와 어떠한 제안 또는 검토 사실이 없으며, 경기도와 환경부에 사실 여부를 확인한 결과 차기 수도권 매립지가 포천이라는 내용은 전혀 사실무근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쓰레기 매립지 후보지는 포천 시민의 의사를 무시한 처사로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포천시장 후보들도 "인천시나 환경부와 대체매립지 관련 내용을 논의한 적 없다"며 "아무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포천을 거론한 것과 관련 사과하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 환경부는 "여러 후보지를 놓고 검토하고 있으나 특정 지역이라고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며 "여러 지역이 다 후보 지역이 될 수 있으며 주민 합의 및 동의가 전제돼야 한다"고 해명했다.

쓰레기매립장 선정은 경기·서울·인천 간 협의와 주민 의견수렴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모든 과정이 생략된 채 '윤석열 정부가 수도권 쓰레기를 처리할 새로운 대체 매립지 예정지를 마련해 놓았다', '대체 매립지는 포천으로 알고 있다'는 등의 발언으로 인해 쓸데없는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매립지가 인천지역의 최대 쟁점인 것은 이해하나, 본인들의 선거전에 매몰돼 타 지자체와 연결된 민감한 현안에 대해 확정되지 않은 내용을 밝혀 타 지역민 등에게 생채기를 냈다. 후보들은 신중하지 못한 언사를 삼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