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특공대'와 '런드리고' 등 편리함을 앞세운 비대면 세탁대행서비스에 소비자들이 빠르게 매료되면서 일선 동네 세탁소들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영업난을 견디지 못해 폐업을 결정한 세탁소가 늘어나는 가운데 코인세탁방에 이어 비대면 세탁앱의 활성화는 동네세탁소 폐업의 촉매제가 될 모양새다.
코로나 견디지 못해 폐업 줄이어
경기남부지역 매년 150곳 사라져
23일 한국세탁중앙회 경기남부지회에 따르면 매년 평택, 용인, 안산, 수원 등 경기남부지회 소속 세탁소 130~150곳이 사라지고 있다. 2017년 2천500여곳에 달했던 세탁소는 2021년 2천여곳으로 감소했다. 이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영철 한국세탁중앙회 경기남부지회장은 "구청에서 위생교육 대상업체 리스트를 넘겨주기 때문에 사라지는 세탁소 숫자를 잘 알고 있다. 올해는 아마 1천850곳 정도로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올 한해 150곳 가량이 전년대비 문을 닫는 것이다.
2020년 6월 기준 경기도 세탁업 현황을 보면 기준일까지 총 1만3천340곳이 세탁업 인허가를 신청했고, 이중 8천615곳이 폐업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 중인 곳은 4천725곳에 그쳤다.
동전빨래방·비대면 세탁도 확산
"수입 줄어 투잡 뛰어야 할 형편"
이처럼 동네세탁소가 사라지는 이유는 확장일로를 걷고 있는 코인세탁방 진출과 관련이 깊다. 원룸, 오피스텔 등이 많은 수원 인계동만 하더라도 골목마다 한두개쯤 코인세탁방이 있다. 반면 주인이 자리를 지키는 동네세탁소는 찾기 힘든 상황이다.
여기에 세탁특공대와 런드리고 등 비대면 세탁대행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이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2005년부터 인계동에서 세탁소를 운영 중인 김모(66)씨는 "주택가쪽은 대부분 세탁소가 문을 닫았다. 우리도 예전엔 다림질 기사, 수선전문 등 인력이 있었지만 지금은 인건비가 비싸 사람을 둘 수도 없다"며 "수입이 줄어 투잡을 뛰어야 할 형편"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업체의 등장을 신경 쓸 여건도 안 된다. 설사 신경을 쓴다고 해도 크게 달라질 건 없을 것 같다"고 푸념했다. 권선동에서 20년째 세탁소를 운영한다는 업주도 "여기 살아남은 세탁소가 몇 곳 없다. 옷감은 다양해지고, 그에 맞는 세탁기술이 필요한데 그렇지 못한 곳들은 전부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자 지회도 고민이 깊다. 박영철 지회장은 "아직 경기도 전반으로 세탁앱 진출이 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 서비스 범위가 확장되면 타격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지금 다방면으로 대책을 찾아보고는 있지만, 시설투자 부담이 워낙 크다 보니 쉽지 않다"고 말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