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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이자 증가폭 그래프. /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p 올린 1.75%로 상향 조정했다. 높은 물가 상승에 따른 결정인데, 대출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만큼 회복세를 보이는 중인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6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 연 1.5%인 기준금리를 1.75%로 0.25%p 인상했다.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2007년 8월 이후 14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약 9개월 사이 1.25%p 상승하게 됐다.

한은 금통위, 1.75%로 상향 조정
러·우크라 전쟁 등 물가 상승 압력


이번 인상은 물가 상승 압력이 큰 데 따른 것이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 등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4.8% 올랐다. 이는 2008년 10월(4.8%)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올리는 것)과 높은 인플레이션 우려 등도 감안했다.

현재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데다 미국 연준이 추가로 0.5%p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기준금리 역시 연내에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

회복세 부동산 시장에 찬물 끼얹어
9개월만에 1인당 年이자 80만원↑


이번 기준금리 인상이 회복세를 보이던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에도 눈길이 쏠린다. 최근 매매·전월세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한동안 줄었던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이 함께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월 -1조4천353억원을 기록했던 주택담보대출은 3월 -853억원으로 감소 규모가 큰 폭으로 줄었다. 경기지역 주택 매매 및 전세 거래 증가에 따른 결과다.

경기지역 주택 매매 거래량은 1월 8천500건, 2월 8천808건에서 3월 1만1천465건으로 증가했다. 전월세 거래량도 1월 5만8천52건, 2월 6만7천681건, 3월 7만5천272건으로 꾸준히 늘었다. 신용대출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도 2월 1조5천194억원에서 3월 -9천509억원으로 감소폭이 줄었다.

한은이 지난해 9월 기준 가계대출 잔액을 바탕으로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p 오를 경우 대출자 1명당 연 이자 부담은 16만원 가량 늘어난다. 단순 계산으로 9개월 만에 대출자 1명당 연 이자 부담이 약 80만원 증가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수도권 변동금리부 대출자의 이자 부담 역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체 주담대 금액 중 65.8%가 수도권에 몰려있다. 수도권 대출자 중 변동금리부 대출자의 이자 부담이 크게 증가할 걸로 보인다"고 했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